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일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취약하고 정기적인 병원 검진이 필수인 조산아를 둔 부모들은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병원 포비아’까지 호소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
지난달 생후 10개월 된 자녀를 이대 목동병원 1인실에 입원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기가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는데 천장엔 곰팡이 자국이 있고 화장실에서는 집게벌레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선반 위에 쌓인 먼지와 곰팡이로 얼룩진 병실 벽면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신생아 4명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양천구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위생복 차림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
이들은 이대 목동병원에서 발생한 간호사의 폐결핵 확진과 수액병 안에서 발견된 날벌레 사건은 물론 삼성서울병원의 유명 연예인 신생아중환자실 특혜 제공 의혹을 다시 언급하며 병원의 안일한 관리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대 목동병원 잠정 폐쇄 및 감사를 요구하는 글이 30여건이나 올라온 상태다. 이모(30·여)씨는 “이번에 목숨을 잃은 아기들의 일이 어린아이를 둔 내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네병원보다 대형병원이 더 낫다고 여겼는데 이제는 그런 신뢰마저도 사라졌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 안전 관련 사건 중 대형병원의 낙후된 시설과 시스템, 의료진의 책임 회피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발생한 만큼 다른 병원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