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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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큰 불… 29명 참변

1층 주차장 車에서 시작된 불 / 화재경보기 정상 작동했지만 3∼4분 만에 유독가스로 꽉 차 / 대부분 대피 못해… 29명 부상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10시 현재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충북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3분쯤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서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8층 건물 전체로 번졌다. 

21일 오후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서 119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20여대, 소방인력 50여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지만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제천=연합뉴스
이 불로 2∼3층 목욕탕에 갇혔던 여성 김모(50)씨 등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이 외벽을 타고 위층 건물로 번지면서 삽시간에 유독가스가 확산돼 이용객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을 해 새로 칠한 페인트, 내부 장식재 등에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우나 내부에 있던 이용객들이 미처 경보기 소리를 듣지 못해 대피가 늦었거나 건물 내부에 갇히면서 연기, 유독가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희생자 대부분이 목욕탕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직후 소방차와 구급차 20여대, 소방인력 50여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지만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발생해 진화와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21일 오후 16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 주변으로 구조헬기가 선회하고 있다. 
독자제공 = 연합뉴스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구사일생’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불이 나 한 남성이 119소방대가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대피하고 있다.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제천=연합뉴스
화재 당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설 이용객 20여명은 옥상으로 대피한 뒤 사다리차와 헬기로 구조되기도 했다. 이 건물 4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A씨는 “갑자기 바깥에서 연기가 들어오고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비상구로 탈출했다”며 “3∼4분 사이에 4층까지 연기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화재가 난 건물 내 시설은 헬스장, 목욕탕, 레스토랑 등 다중 이용시설이어서 사상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 큰불은 진화됐으며 잔불 정리 및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수색을 하고 있다”며 “화재 원인 등에 대해서는 피해 수습이 끝난 후 곧바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난 불로 16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이 다 타고 앙상한 뼈대만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김부겸 행안부 장관 등에게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관련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인명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사고 직후 헬기를 통해 화재현장으로 내려가 조종묵 소방청장과 함께 현장 상황을 지휘했다.

제천=김을지·김범수 기자, 이정우·유태영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