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처 화재 희생자 조문행렬 |
이날 오전 5시에 아내 박연주(68) 할머니를 떠나보낸 김점용(70) 할아버지도 마지막으로 분향소를 찾았다.
가족들과 함께 이날 오전 9시 10분께 분향소에 들어선 할아버지는 일렬로 놓인 희생자들의 영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날마다 헬스장에서 보던 사람들 얼굴인데…아는 사람만 5명은 된다"며 "다들 평소 오전에 헬스장에 나와서 운동을 했는데 왜 하필 그날 오후에 운동을 했는지…"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희생자 가운데 지난 23일 가장 먼저 발인을 마친 장경자(64)씨의 남편 김인동씨는 환자복 차림으로 아내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사고 당시 함께 건물 안에 있었다가 혼자만 빠져나왔다고 자책하며 거듭 통곡했다.
아버지의 거친 울음에 같이 온 자녀들도 모두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고인의 아들은 "유리창 너머로 어머니를 보면서 17분이나 통화를 했다"며 "구조대가 왔을 때 유리창을 깨주세요, 돈은 다 드릴 테니 불법 주차 차를 밀고서라도 구조해달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못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바닥에 엎드려 슬퍼하던 유족들은 마침 조문을 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마주쳤다.
"국화꽃을 놓을 게 아니고 여기 와서 모두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는 김씨의 말에 김 원내대표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제천 화재 희생자 유가족 앞에 무릎 꿇은 김성태 원내대표 |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분향소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 |
이날 정오까지 합동 분향소에는 초등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2천300여명의 제천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분향소 정문에 세워둔 화이트보드 게시판에는 시민들이 적어 놓은 추모의 글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제천시는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고, 장례 절차가 끝나더라도 유가족들과 합의될 때까지 당분간 분향소를 유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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