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실제로 가상화폐를 보유했는지 등도 들여다본다. 가상화폐 거래에 사용되는 은행 가상계좌 개설·운영에서 불법이 드러나면 폐쇄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이날 6개 은행을 상대로 시작한 가상계좌 합동검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은행이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제대로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문제가 드러난) 일부 은행은 가상계좌 서비스에 대한 영업을 중단시켜 (가상화폐 거래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조사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 (거래소) 안에서 무슨 일이 나는지 모르니 시세조종,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위장 사고, 유사수신 등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급업소가 실제 가상화폐를 보유했는지도 들여다보겠다"며 "불법행위를 조사하고, 법 개정 전이라도 취급업소에 강력한 조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가상화폐는 금융거래로 인정되지 않아 관련 법령이 딱히 없지만, 일단 유사수신행위규제법과 특정금융정보법 등을 근거로 수사기관과 금감원 등이 투입될 전망이다.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유사수신법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법무부는 거래소 전면 폐쇄까지 포함한 특별법 제정도 주장한 바 있다. 금융위도 이 같은 특별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정리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규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지만, 규제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도 그렇다"며 "(가상화폐가) 출현한 것은 여러해 됐지만, 투기 광풍이 불고 많은 사람이 참여한 건 작년 7월"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김치 프리미엄'을 거론하며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가 김치 프리미엄처럼 비정상적 거래를 주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입법 전이라도 무분별한 거래 참여에 부작용을 경고해야 하고, 제가 선 것도 그런 일환"이라며 "현행법 테두리에서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오늘부터 시작한 점검"이라고 말했다.
FIU와 금감원은 이날부터 11일까지 농협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을 검사한다.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 실태와 실명확인시스템 운영 현황이 점검 대상이다.
입금계좌와 가상계좌의 명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전산시스템이 마련돼 있는지, 가상화폐 취급업자가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하는 정보가 신뢰할 수 없으면 거래 중단(계좌 폐쇄) 절차가 마련·운영되는지 등을 따질 계획이다.
이례적인 FIU와 금감원의 합동검사는 사실상 은행들을 압박해 가상화폐 거래소의 계좌를 없애고, 일반 법인을 가장해 운영되는 거래소들까지 찾아내 계좌를 폐쇄하도록 압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최훈 금융서비스국장은 "(이번 점검에서) 지급결제 서비스 전반을 볼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 업자인지, 일반 법인인지 식별하는 부분도 강하게 살펴보라고 주문했다"며 "가상계좌 (거래)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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