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비이성적 투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 참가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동시에 가상화폐 거래소의 시세조종 등 불법 행위를 직접 조사하고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가 발견될 경우 가상계좌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상통화 관련 은행권 현장점검 배경설명과 투기 위험성 경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 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의 지원을 받아 그동안 지적됐던 가상화폐 거래소의 각종 불공정 거래 의혹과 가상화폐 실제 보유 여부까지 단속·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체계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에서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바 위장사고의 가능성, 시세조종, 유사수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가상통화업소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현장점검에서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의한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하고 실사를 적정하게 했는지 등을 살핀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6개 은행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계좌들에 대해 특별검사를 시작한 8일 서울 중구 빗썸 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정부가 신규 투자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잇따른 규제 조치를 발표했지만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점점 더 과열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국제 시세보다 50%대까지 높아졌다. 규제를 할수록 시장에 자금이 더욱 많이 유입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 불법화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힘든 반면 가상화폐의 희소성을 높이고 오히려 도피 수요를 만들어 줌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