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자국 영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된 외국 어선을 침몰시키는 정책을 3년여 만에 폐기한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린 것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9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양정책을 총괄하는 루훗 판자이탄 해양조정부 장관은 전날 각료조정회의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해양수산부에 더는 선박을 침몰시켜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선박 침몰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미 나포한 외국어선을 국고에 귀속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외국 어선 침몰 정책을 진두지휘한 수시 푸지아투티 해양수산부 장관이 회의 직후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고 자리를 뜨면서 사전에 이런 내용을 통보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14년 10월 취임한 수시 장관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불법조업 어선 317척을 나포해 침몰시켰다. 외국 어선 수십척을 폭파하는 퍼포먼스로 해양주권 수호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남중국해와 맞닿은 리아우주 나투나 해역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에 발포한 것을 시작으로 불법조업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중국의 대인도네시아 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의 두배에 가까운 19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급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시 장관에 대한 어민들 반발을 의식한 조치라는 관측도 있다. 수시 장관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어민들의 주된 어구인 ‘잔뜨랑’(외끌이 저인망) 사용도 금지했다. 어민들은 수입이 대폭 줄었다며 반발해 왔다. 외국 어선에 물고기를 넘겨 수익을 내던 관행이 끊긴 탓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3년 만에… 中 관계개선 포석 분석 / 대선 앞둬 어민 반발 의식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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