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미 지난 1일을 기해 지급 결제 수단으로써의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자체는 별도로 규제하지 않았지만, 당국자들은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아구스만 대변인은 지난 12일 밤 낸 성명을 통해 "가상화폐는 책임 있는 당국이나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될 자산이 존재하지 않는 탓에 위험하고 투기에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돈세탁과 테러 자금 운반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우리는 버블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구스만 대변인은 이런 발표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우려를 묻는 말에는 "그들은 우리와 상담을 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게 아니다. 부디 사람들이 (위험성을) 알게 해 달라"고 답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트코인월렛기업 '루노'(Luno)의 현지 법인 은행 계좌를 전면 동결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가상화폐 거래소로 알려진 해당 법인에선 계좌동결 직전까지 하루 4천만 링깃(약 107억 원) 상당의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상황에 밝은 소식통은 말레이시아 국세청의 요청으로 계좌가 동결됐다면서 "당국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세력의 정체와 자금의 출처, 그리고 자금주들이 충분한 세금을 납부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슬랑오르주 수방 자야 시 당국은 쿠알라룸푸르 인근 푸총 지역의 거주용 부동산 두 곳에 마련된 비트코인 채굴장을 부동산 용도 무단변경을 이유로 최근 폐쇄 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베트남은 이달 말까지 가상화폐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필리핀 중앙은행(BSP)은 지난달 29일 가상화폐는 법정 화폐로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관련 거래에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BSP는 "주식이나 채권 등과 달리 가상화폐는 순전히 시장의 수요과 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된다"면서 "따라서 가상화폐 투자는 매우 투기적이며 심각한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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