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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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묻지마 투자의 단면…새로 상장된 뒤 5분만에 99% 폭락해프닝

가상화폐 시장에서 ‘묻지마 투자’의 단면이 연이어 드러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인 고팍스에서 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 새로 상장된 가상화폐 시빅과 이니그마의 가격이 순식간에 99%나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팍스에서 시빅과 이니그마 거래가 가능해지자 투자자들이 시빅의 가격을 180만9900원에, 이니그마는 181만원에 내놓았고, 다른 투자자가 그 가격에 해당 가상화폐를 샀다. 이후 5분도 안 돼 시빅은 1600원으로, 이니그마는 1만80원으로 급락했다.

두 가상화폐의 시세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애초 투자자들이 시세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비정상적으로 높게 제시된 가격을 덜컥 받았기 때문이다. 거래소에서 새로운 가상화폐가 상장되면 상장 가격은 매수·매도자들의 거래로 결정된다.

고팍스에서 시빅과 이니그마를 상장할 당시 시빅의 세계 시세는 1달러 초반, 이니그마는 6달러 후반대였다. 하지만 해당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국내 거래소는 업비트 등 소수에 불과했다.

매수자는 그 동안 상장 후 가격이 오르는 가상화폐 가격의 추세만 믿고 적정 가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사버렸고, 매도자는 그런 심리를 역이용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신규 거래소다. 국내 굴지 거래소에서도 이와 비슷한 거래 형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 9일 오전 한때 코인원에서 이더리움 클래식의 시세가 5만5000원 전후에서 1000원으로 수직 낙하했다가 다시 5만원대를 회복했다. 순간 50분의1로 급락했다가 50배로 급등한 것이다.

코인원에서는 시스템 오류가 아닌 정상적인 주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즉, 누군가 실제로 1000원에 팔겠다고 내놓았고, 다른 누군가는 운 좋게 이 가격을 받은 셈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