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는 전사들의 스포츠다. 육중한 체구의 선수들이 스케이트 하나에 의지해 몸과 몸을 부딪치며 혈전을 벌인다. 빙판 위에서 펼쳐져 경기 스피드도 엄청나게 빠르다. 당연히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수록 재미있다. 체중 100㎏이 넘는 선수들의 강렬한 보디체킹과 거친 숨소리를 코앞에서 보고 들으면 진정한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가 펼쳐질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는 이런 ‘직관’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도록 지어졌다. 전통적으로 동계올림픽 티켓 판매량의 약 4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종목이라 관중들이 편안하게 관람하면서도 경기의 세세한 재미 또한 놓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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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남북대결에서 선수들이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
메인경기장으로 사용될 강릉하키센터는 한국 최초의 아이스하키 전용구장이다. 그동안 목동아이스링크 등을 활용해 아이스하키 경기가 펼쳐졌지만 전용구장이 아니다 보니 완벽한 관람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강릉하키센터는 관람석과 아이스링크 사이의 거리를 가능한 한 가깝게 설계했다. 총 3층으로 된 경기장 중 1층에 마련된 아이스링크와 2, 3층 관람석 사이의 최단 거리는 1.6m에 불과하다. 덕분에 선수들의 숨소리와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맨 앞좌석에서는 작전회의나 감독의 지시 등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관중석 전부에 개별 냉난방 공급방식을 적용해 관객들이 따뜻하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기간 동안 10여개팀, 수백명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사용하는 경기장인 만큼 관람객뿐 아니라 선수들을 위한 시설도 빈틈없이 준비됐다. 1층 기능실의 반 이상이 선수용 라커룸으로 구성되어 있고 라커룸 안에 화장실, 샤워실, 마사지실, 감독실 등도 마련돼 있다. 경기장 내에 주경기장과 동일한 규격의 보조경기장과 추가 라커룸을 구비해 선수들이 마음껏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격렬한 경기 후 훼손된 빙판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상의 정빙시설도 갖췄다.
관동하키센터는 1만명이 관람 가능한 강릉하키센터에 비해 다소 아담하다. 관객 6000여명이 어디에서도 탁 트인 시야로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석을 배치했다. 아이스링크 바닥에 센서를 설치해 경기에 적합한 최적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빙시스템도 마련했다. 또 지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냉난방 시스템을 해결해 환경 오염도 최소화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