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2013년 37만대에서 2017년 170만대로 4년 새 359% 늘어났다. 업계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낮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17%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27%와 유럽의 4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미세먼지 농도 역시 서울의 경우 미세먼지(PM10) 농도가 48㎍/㎥로 영국 런던(20㎍/㎥)과 프랑스 파리(22㎍/㎥)보다 높다. PM10이란 지름이 10㎛ 이하의 물질의 미세먼지다. 지름이 2.5㎛ 이하 물질(PM2.5)에는 초미세먼지라는 명칭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블루스카이’ 시리즈를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매년 1월 블루스카이 새 모델을 선보여 왔지만 겨울철 미세먼지에 공기청정기를 찾는 고객을 위해 지난해 11월 2018년형 블루스카이를 선보였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탑재돼 스마트폰용 ‘삼성 커넥트’ 앱으로 외출 중 실내 공기 상태 파악이 가능하다. 필터 교체 주기를 확인하고 필터 구매도 할 수 있다.
대유위니아도 지난해 11월 가습기능이 더해진 복합제품 ‘자연가습 공기청정기’를 내놨다. ‘에어 클린 시스템’을 통해 공기청정 기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전기분해를 통해 세균을 제거한 후 자연 기화 방식으로 가습하는 ‘전기분해 청정수 안심가습 시스템’으로 집안 습도를 조절해 준다. 코웨이는 네이버와 LG유플러스 인공지능(AI) 플랫폼인 ‘클로바’와 연동되는 공기청정기 ‘아이오케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클로바를 통해 음성제어가 가능하다. 코웨이는 지난해 3월 미국 시장에 아마존 AI 플랫폼인 ‘알렉사’를 연계한 ‘에어메가’를 출시했고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8에서는 애플 스마트 플랫폼인 ‘홈킷’과 연동된 공기청정기 ‘코웨이 타워’를 공개했다.
외국계 기업들 역시 한국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공기청정기를 선보이고 있다.
독일의 나노드론은 국내 대형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나노드론 제품에는 페브릭(직물) 필터로 공기를 정화시키는 방식이 아닌 정전기 필터와 2중 탄소가스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이 탑재됐다.
일본 브랜드인 발뮤다는 홈쇼핑 채널을 통해 ‘에어엔진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꽃가루나 실내 먼지 등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분당 최대 1만ℓ의 공기를 내뿜는 ‘제트클린모드’도 장착됐다. 내부에는 6.8m의 헤파필터가 360도로 둘러져 있다. 영국의 다이슨은 선풍기와 공기청정기를 합친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스위스 공기청정기 아이큐에어는 먼지나 세균이 전혀 없는 방(클린룸)에서나 볼 수 있는 고성능의 헤파필터를 채택한 제품을 내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봄에 주로 나타났던 미세먼지와 황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면서 공기청정기가 4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