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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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근 “최순실, 朴 보고받는 자리에 들락날락”

박근혜 궐석 재판 증인으로 출석/“아무도 ‘나가라’ 제지하지 않아/ 이재용, 2014년 하반기 단독 면담”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일명 ‘문고리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 들락날락하는데도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나가라”는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궐석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 출석해 “최씨가 청와대 관저에 올 때마다 증인과 이재만, 정호성이 거의 대부분 관저로 와 경호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윤전추(전 행정관)가 들어오라고 하면 관저 내실로 들어갔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전 비서관은 “주로 일요일 오후 3∼4시에 그 다음주와 관련해 자기가 맡은 업무를 각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보고 장소에 들어가면 최씨가 먼저 와 있는 때가 많았고 있다가 나가기도 했는데 (최씨가 배석하는 게) 정해져 있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나가라고 안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에게 우리끼리 일정을 말해야 하고 보고드릴 게 있으니 자리를 비켜달라’고 최씨에게 말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어 “저희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먼저 가기 때문에 그 이후 최씨가 (관저에) 얼마나 머물렀는지는 알 수 없다”며 “저희들 앞에서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 최씨가 보고에 대해 물어보거나 의견을 개진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이들 비서관들보다 관저에 더 오래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최씨가 관저 데스크에서 검문검색을 받지 않는 ‘보안 손님 A’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보안 손님 A란 용어는 저도 쓰지 않지만 그런 용어를 제게 얘기한 사람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씨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를 드나들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는 2016년 11월14일 검찰 조사에서 “최씨가 대통령 관저에 출입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기론 최씨가 관저에 온 적은 없다”고 했다가 진술을 번복한 경위에 대해서는 “잘 기억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은 또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논란이 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추가 독대와 관련해 “정확한 시기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제2부속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14년 하반기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 면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기존 진술을 이어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