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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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정현· 손흥민· 신유빈· 안병훈 등 활짝핀 스포츠 2세들

지난 22일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를 꺾고 한국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호주오픈 8강에 오른 정현이 관중석의 부모를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현(테니스), 손흥민(축구)·차두리(축구), 안병훈(골프), 신유빈·오준성(탁구), 이정후(야구)….

하나같이 각 종목서 발군의 실력을 나타낸 스포츠 스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모두 선수출신 아버지를 뒀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수출신은 학창시절 선수를 지낸 평범한 선수가 아닌 최소한 실업선수이상을 지낸 전문가이다.

▲ 테니스 신드롬 일으킨 정현의 아버지는 실업선수· 테니스 감독

국내대회 시상식에서 나란히 선 정현의 가족들. 왼쪽부터 아버지 정석진, 형 정홍, 어머니 김영미씨.

24일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세트스코어 3-0(6-4 7-6 6-3)으로 누르고 4강에 진출한 정현(58위·한국체대)은 좋은 스포츠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아버지 정석진씨는 대한항공 테니스선수 출신으로 정현의 모교인 삼일공고 감독을 지냈으며 지금은  중고테니스연맹 전무이사로 있다. 정석진씨는 정홍-정현 형제를 모두 테니스 선수로 길러낼 만큼 열혈 '테니스 대디'로도 유명하다.

▲ 손흥민 아버지는 프로축구 성남일화 선수출신, 형제 모두 축구시켜

세계적 축구스타 손흥민(뒤)의 아버지 손웅정씨가 아들의 짐을 밀고 입국하고 있다. 손웅정씨는 프로축구선수 출신으로 식단관리 등 헌신적인 노력으로 아들 손흥민을 체격(183cm)과 실력 모두 세계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테니스에 정현이 있다면 축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손흥민이 있다.

1980년대 독일 분데리스리가를 평정했던 차범근의 기록을 모조리 깨뜨린 손흥민도 축구선수 아버지를 두고 있다.

부친 손웅정씨는 프로축구 울산현대, 성남일화 선수출신으로 아들 2명(손흥윤-흥민)을 모두 세계적 축구선수로 키우기 위해 독일까지 보내 꿈을 이뤘다. 손흥민의 형 흥윤도 독일 할스텐벡 렐길겐에서 뛰고 있는 프로선수이다.

▲ 차두리, 말이 필요없는 차붐의 아들

 방송해설가로도 나란히 활약했던 차범근(오른쪽)-차두리 부자.

'터미네이터'라는 이름으로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차두리의 아버지는 너무나 유명한 차범근이다.

1970~8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한 간판스타로 대학, 군생활을 모두 마치고 늦은 나이에 당시 세계최고 무대였던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가진 기량과 태도를 볼 때 10대때 독일에 진출했다면 세계축구 레전드 중 레전드가 됐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차두리는 2002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분데스리가, 스코틀랜드 프로리그를 누볐다.

▲ 탁구선수 아버지를 둔 스포츠 스타 또는 신동

아들 안병훈(왼쪽) 캐디로 나선 왕년의 탁구스타 안재형. 사진=KGA 제공

US아마추어골프대회를 석권하고 유럽투어에서 우승한 안병훈은 1980년대 탁구스타 안재형을 아버지, 자오즈민을 어머니로 둔 스포츠 가문의 일가이다.

청명중 1년생으로 탁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 진출한 '탁구신동' 신유빈(14)의 아버지는 삼성생명 선수출신이다. 

오상은이 종합탁구대회에서 32강에 오른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오준성군을 끌어 안고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등학교 5학년으로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실업선수를 꺾고 32강에 오른 오준성의 아버지는 탁구 국가대표 스타였언 오상은 미래에셋 대우 탁구단 코치이다.

▲ 바람의 손자 이정후

야구국가대표 선수와 코치로 나란히 출전한 이정후(왼쪽). 이종범은 대표적 스포츠 스타 가족이다.

2017년 프로야구판에 돌풍을 일으키며 신인왕을 가볍게 거머쥔 이정후(기아 타이거즈)는 이른바 바람의 손자이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칭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판을 휩쓸었던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광주일고 재학시절부터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스타로 해태 타이거즈 유격수로 당대 최고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 최근 흐름은 자식이 아버지보다 뛰어난 청출어람(靑出於藍)

부모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자식이 부모보다 더 낫다"이다. 최근 스포츠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포츠 2세들은 부모세대보다 기량과 체격이 훨씬 좋다.

부모들로부터 생활습관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선수출신만이 아는 지원 타이밍에 맞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현, 손흥민의 아버지는 기량향상을 위해 서슴치 않고 아들을 외국으로 내 보내는 등 자신들이 못다한 것들을 아낌없이 밀어줘 세계 정상까지 발돋움토록 만들었다 .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