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일본 측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방한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정상급 3자회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미국 측에서는 다음달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개회식 참석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던 아베 총리는 전날 개회식에 참석하겠다고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 관계자는 3국 정상급회담에 대해서도 검토할 생각임을 나타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재확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한·미·일, 미·일 연합훈련 강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측이 3자회담을 타진한 배경에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둘러싼 위기감이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반발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개최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아베 총리의 방한 결정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방한 실현까지 우익세력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 전날 자민당의 보수계 모임인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와 ‘외교부회’ 합동회의에서는 “많은 국민이 신중한 입장인데 총리가 방한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한국 정부가 말하는 것을 일본이 용인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는 등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발언자 15명이 모두 방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합동회의가 열리기 전날 한 자민당 의원에게 “방한 반대론은 한국을 견제하는 것이므로 목소리를 높여도 상관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합동회의에서 아베 총리 방한에 대한 반대의견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자민당 간부는 “비판을 받으면서 결단한 형태를 취하는 게 한국 측에 높게 평가될 것이라는 계산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