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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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보다 15살 어린 정현, 발바닥 물집에 '아쉬운 기권패' 했지만 앞날은 창창

입력 : 2018-01-26 19:45:00
수정 : 2018-01-26 2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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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 이미지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 랭킹 58위·한국체대·사진 맨 왼쪽)이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전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경기에서 2세트 도중 기권했다.

1세트를 1-6으로 내준 정현은 2세트에서도 이전 경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끝에 2-5까지 끌려갔다.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30-30까지 맞선 정현은 결국 발바닥 물집에 따른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고 페더러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사실 정현의 발바닥 상태가 뜻밖에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과 8강전을 마친 이후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호주 멜버른 현지에서 정현과 동행하는 주위 인사들로부터 '정현의 발바닥 물집 상태가 예상보다 나쁘다'는 우려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형택(42·은퇴)이 2007년 US오픈 16강에 오른 뒤 10년도 넘게 잠잠하던 한국 테니스의 위상을 세계에 떨친 정현이 상승세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정현은 사실 이번 시즌 목표를 '부상 없는 시즌'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뒤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제 점수는 80점"이라며 "내년에는 부상 없이 이 정도 성적을 낸다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드러낸 것이다.

2017년을 결산해달라는 말에도 "부상으로 몇 달 뛰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며 "내년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전념해서 준비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2018시즌 초반 어쩌면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발바닥 물집에 기권패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 승리한 페더러는 코트 인터뷰에서 정현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며 국내에 '테니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현의 나이는 이제 겨우 22살이다.

페더러보다 15살이나 어린 정현에게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뉴스팀 new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