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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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 강화에 가상화폐 급락세…비트코인 하룻새 12%↓

비트코인-이더리움, 이달들어 각각 28%-42% 급락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30일 하루 만에 12%가 떨어지면서 1만달러 선 밑에서 거래됐다.

가상화폐 가격의 급락은 주요 거래국 중 하나인 한국이 이날부터 가상화폐 실명제를 실시한데다가 미국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08분 현재(한국시간) 비트코인은 9892.43 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은 각각 1052.56달러와 160.37달러에 거래됐다.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1시19분 (미 동부시간) 전날 종가 대비 12% 떨어진 9817달러에 거래됐다.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서만 28%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0일 현재 1700억 달러(약 182조원)에 달한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1040억 달러(약 111조6000억원)에 달하며 이달 들어 42% 떨어졌다.

가상화폐 가격이 이처럼 급락세를 보이는 원인은 한국과 중국 등에 이어 미국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30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 위원회 청문회에서 가상화폐가 검은 돈 세탁에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도 가상화페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이해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6억달러(약 6438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 공개(ICO)를 중단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등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SEC는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텍사스 소재 은행 어라이즈뱅크(AriseBank)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SEC는 연방법원의 명령을 통해 가상화폐 ICO를 통해 모금한 어라이즈뱅크의 자산 6억 달러를 동결하고 추가 ICO도 금지했다.

ICO는 가상화폐를 개발해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어라이즈뱅크는 SEC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난해 'ACO'라고 불리는 가상통화를 개당 1.4달러에 판매했다.

SEC는 어라이즈뱅크가 ICO를 하면서 SEC에 등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제도권 은행 매입이나 비자카드 제휴 등과 같은 허위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ICO를 진행해 사기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SEC 집행부 공동대표인 스테파니 아바키안(Stephanie Avakian)은 “어라이즈뱅크 측은 자체 가상화폐인 ‘어라이즈코인’을 발행한 뒤 고객들에게 자신들을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광범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분산 은행이라고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였다”라고 말했다.

어라이즈뱅크는 당초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27일까지 ICO를 통해 10억 달러를 모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SEC의 이번 동결조치와 추가 ICO 자금조달 금지 명령에 따라 지금까지 확보한 자산 6억 달러 전부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또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피넥스(Bitfinex)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통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CFTC는 지난달 6일 비트피넥스와 가상화폐 거래용 코인을 발행하는 테더(Tether)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다. 비트피넥스는 가상화폐 거래 때 미 달러 대신 테더가 발행하는 코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더 코인이 비트피넥스 뿐 아니라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테더 코인은 1개당 약 1달러의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30일 현재 테더 코인의 규모는 23억 달러(약 2조 46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더는 코인의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테더가 이같은 사실을 입증을 하지 않고 있어 실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피넥스와 테더는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규제 당국으로부터 법적인 절차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30일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사기꾼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등 관련 플랫폼 전반에 이같은 방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우리의 핵심 광고 원칙은 안전성과 인간 우선이다. 오도될 소지가 있거나 기만적인 광고는 페이스북에 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바이너리 옵션(Binary Option: 특정 상품 가격이 현 시점보다 오를 것인지 떨어질 것인지를 예상하는 도박성 투자방법), ICO, 그리고 가상화폐처럼 오도되고 기만적인 판촉 관행과 자주 연관되는 금융 상품 및 서비스 광고를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이런 광고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이 오른쪽 상단 버튼을 눌러 신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