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선수에게 리우올림픽의 ‘올림픽 페어플레이상’이 수여됐다.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따르면 이들이야말로 최종 우승자였다.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는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다섯 대륙이 평화롭게 손잡은 모습을 뜻한다. 올림픽이 발원하던 시대에는 경기 기간에 여러 도시가 전쟁을 멈추고 화합했다. 그렇게 도의적 명예와 가치를 추구했던 전통을 훼손하지 않아야 옳다. 어제 막이 올라 이달 25일까지 열전이 펼쳐질 평창동계올림픽, 그리고 뒤이어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평창패럴림픽은 이와 같은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무대가 돼야 한다.
김종회 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
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방안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우리 국민이 어떻게 정성을 다했고, 어떻게 대외적 위험 요소를 경계했으며, 어떻게 그 과실이 국력 신장의 동력이 되게 했는가를 잘 성찰하면 거기에 답이 있다. 그 결과로 대한민국과 서울을 잘 모르던 전 세계 시민들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가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국가의 명성에 대한 인지도가 국제사회의 신뢰와 경제적 부가가치를 불러오는 글로벌 소통의 시대다. 한반도가 다시금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된 오늘,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그 장벽을 넘어 재충전과 재도약의 계기를 견인해야 한다.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목은 동계올림픽 다음에 있는 패럴림픽, 곧 장애인 올림픽이다. 누구나 후천적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보편적 사실에 근거해서도 그렇지만,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돕는 정신이 일반화돼야 비로소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 그것은 또한 화해와 상생을 바탕에 두는 올림픽의 목표와도 결부돼 있다. 국가와 국가 간의 화합에 못지않게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화합도 중요하다. 장애인 선수들이 육신의 한계를 넘어 마음껏 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궁극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 될 것이다.
온전한 화합은 안에서부터 시작해 밖으로 확산된다. 이 기간만이라도 국내의 모든 반목과 쟁론을 멈추고, 민족적 대사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 다툼의 한가운데 북한과 북한 핵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비록 ‘한반도기’를 함께 들더라도 그 이후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바라기로는 이러한 정치공학적 문제보다 앞서는 선수들의 정직한 땀, 자원봉사 손길의 순수한 헌신, 그리고 나라의 앞날을 평화의 길로 추동하려는 국민의 합심 협력이 마침내 그 값을 얻는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
김종회 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