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는 2363.7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13일(2360.18)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2600선을 돌파하며 2607.10까지 치솟은 고점에 비춰 234.42포인트(-9.02%)나 빠졌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6거래일 동안만 보면 204.77포인트(7.97%) 하락했다. 미국 통화 긴축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동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연말 연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는 가파른 되돌림 현상을 겪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330.44포인트(1.4%) 상승한 2만4190.90으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38.55포인트(1.5%) 오른 2619.55로 장을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97.33포인트(1.4%) 상승한 6874.49로 마감했다. 일시 반등했다고는 하지만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주간으로 각각 5.2%나 하락했다. 이날 낙폭은 2016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나스닥도 한 주간 5.1% 떨어지며 2016년 2월 이후 주간으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단 폭락 장세 속에서도 지난 9일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설 연휴가 있는 이번주 후반부터 증시는 일시 휴지기에 들어간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투자자들이 유동성 축소에 대해 인지를 한 만큼 이전과 같이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며 지금은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전략을 변경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단기 급락 이후 시장 주도권은 대부분의 경우 낙폭과대 순으로 결정된다”면서 “낙폭과대, 이익 모멘텀, 가치 대비 주가 메리트를 함께 고려해 관련 종목 대안을 압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투자의 시계(視界)를 확장시켜 본다면, 최근 일련의 성장통을 경기민감 대형 가치주 저가 매수의 호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트럼프발 인플레이션) 정책 기대감 부활은 그간 개별 및 중소형 성장주에 집중됐던 글로벌 투자전략 포커스의 경기민감 대형 가치주로의 이동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낙폭과대주로 SK하이닉스, 하나금융지주, 현대로보틱스, 롯데쇼핑,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OCI 등을 꼽았다.
김예은 연구원은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금융 환경이 변하고 있으며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따라서 경기사이클상으로는 철강금속, 화학, 기계, 조선, 운수장비와 같은 소재, 산업재와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중심의 금융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정책에 따라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을 두는 전략 역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