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만에 1000%가 넘는 고성장을 이룬 P2P금융의 성장곡선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P2P금융의 화두도 '신용평가 고도화'에 모아지고 있다.
급격한 신규 대출 및 투자자 유입 대신 기존 투자자의 지속적인 투자 등이 주를 이루는 성장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 대출 재촉 고객은 신용평가 낮게…차별화된 신용평가 기준 세우는 P2P업계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P2P금융 피플펀드는 신용평가 모형 재구축을 통한 개인신용평가모형 2.0을 선보였다.
피플펀드의 개인신용평가모형 2.0은 그동안 수집된 2만8000여건의 대출신청자 정보를 바탕으로 P2P대출 신청고객에 특화된 모형이다. 예를 들어 일반 직장인들보다 금융거래 이력이 적어 시중은행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프리랜서 대출도 피플펀드에서는 가능하다. 급여이체 이력 6개월 이상이면 체납이나 신용평가에 따라 대출여부나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식이다. 피플펀드는 내부 사전테스트 결과 이번 모형 2.0을 통해 기존 대비 3배 이상 심사효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은행의 보수적인 심사로 대출을 받지 못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P2P금융업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신용평가모형"이라면서 "앞으로도 보다 많은 대안데이터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신용 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렌딧'은 CB사로부터 받는 현재의 신용 등급 외에 고객의 신용 등급 변화 추이를 함께 살핀다. 신용 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점차 좋아지는 추세라면 상대적으로 가점을 주는 식이다.
또 다른 개인신용 대출 전문 P2P 대출업체인 8퍼센트는 대출을 전후한 고객 행동도 살펴 평가에 반영하는데 "대출이 언제 되느냐"고 재촉하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신용도를 낮게 평가하는 등 차별화된 신용평가 기준을 갖고 있다.
◇투자한도신설에 성장 주춤…신용평가모형 개발로 경쟁력·효율성↑
이처럼 P2P업계가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거나 차별화된 신용평가 기준을 만드는 것은 P2P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난해 5월 말 이후 P2P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말 1525억원에서 출발한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의 누적취급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조9366억원으로 1년 7개월만에 1169%나 급성장했다. 20%가 넘는 고성장률을 이어가던 P2P업계는 지난해 5월 말부터 본격 시행된 P2P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10%를 가뿐히 넘기던 누적 대출액 전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7월 3%대로 주저 앉았다. 특히 지난달에는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개인 투자자 1인당 P2P금융업체 한 곳에 최대 1000만원까지만 투자하도록 하는 내용이 업계에는 치명적이었다. 그동안 P2P금융업체들이 수억원을 투자한 일부 자산가들에 의존했던 탓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아 개인투자자들이 외면한 결과로 보인다.
P2P업계는 비용절감을 위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택했다. 부실률을 낮추고 기존에 대출이 나가지 않았던 고객들에게 신규대출을 취급해 고객군을 확대하는 등 기존 금융권의 노하우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아직 업력이 10년이 채 되지 않는 P2P업계의 공통적인 특성상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P2P업계는 충분한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기엔 업력이 부족하다"면서 "좀 더 체계적인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위해서 지속적인 투자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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