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3층에는 종합민원실, 청백상담실, 자료실, 식당, 전시실 등 하나같이 외부 일반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화장실 이용객도 많은 층이다.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지상 26층 규모의 부산시청사 2층 남자화장실. 좌변기 3개 중 비데가 설치된 곳은 없다. 여성화장실도 마찬가지다. 2층은 민원실, 자료실, 청백상담실 등이 설치돼 있어 이용객 대부분이 일반 시민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한겨울에도 싸늘한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봐야 하는 실정이다. 부산=전상후 기자 |
특히 이 지상 1∼3층은 시청사 앞뒤로 대형 출입문이 설치된 관계로 차가운 외부 공기에 사실상 노출돼 있어 올 겨울처럼 유난히 추운 엄동설한에도 싸늘한 변기에 앉아야 하는 화장실 이용객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사무공간인 부산시청사 10층 남자화장실엔 변기 3개 중 2개에 온수가 나오는 비데가 설치돼 있다. 여성화장실의 경우 변기 3개에 모두 비데가 설치됐다. |
이에 대해 시민 양재형(71·시민운동가·부산 금정구)씨는 “국제회의장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사를 자주찾는 편인데 한겨울에 나이 든 노인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는데, 시 직원들이 근무하는 층엔 비데가 설치돼 있다니 어이가 없고 괘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시민 김혁해(65·스튜디오 대표·부산 연제구)씨는 “입만 열면 시민 중심의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하는 부산시가 인류의 가장 기본적 생활공간인 화장실마저 시민과 공무원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인 것 같다”며 “20년 전 온갖 우려 속에 엄청난 액수의 시민 세금을 투입해 전국에서 최고, 최첨단 신청사를 준공했으면 그에 걸맞게 시민에 대한 예우도 최고, 최상급으로 해야하는 건 당연하며, 그렇게 될 때 부산시의 도시 위상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고 시 공무원들도 더욱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