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쇼트 경기가 열린 19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조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링크에 등장하자 관중석 곳곳에서는 한국 팬들이 환호성을 내며 응원했다. 예쁘다는 말에 민유라도 방긋 웃었다. 민유라는 “들어가기 전부터 ‘유라 예쁘다’는 말이 들렸는데 잊을 수 없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민유라는 평창에서 인기가 풀쩍 뛴 선수 중 하나다. 지난 5일 한국선수단 입촌식에서 비보이와 함께하는 무대에 가장 먼저 뛰어나와 흥을 돋웠다. 대표팀 동료가 경기할 때 선글라스와 오륜 안경을 쓰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 ‘흥유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민유라(왼쪽)와 알렉산더 겜린이 19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쇼트댄스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남정탁 기자 |
이날 민유라-겜린 조는 정열적인 라틴 리듬을 타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에 맞춰 안무를 시작한 둘은 이번 시즌 패턴댄스의 필수요소인 룸바 시퀀스를 자신 있게 수행해 최고 레벨인 레벨4를 받았다. 이어 룸바 리듬의 ‘마이 올(My All)’로 음악이 바뀌고 두 선수가 반드시 신체의 일부를 접촉한 채 춰야 하는 패턴 댄스 타입 스텝 시퀀스를 레벨3으로 수행했다.
전광판에 61.22점이 뜨는 순간 민유라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민유라는 “앞조들이 연달아 59점대가 나오고 시즌 최고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내심 걱정했는데 아나운서가 61을 외치는 순간 만감이 교차해 눈물이 났다”며 “목표였던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어서 기쁘다. 프리에서 많은 분께 우리가 준비한 아리랑 댄스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유라는 “20위 안에 들어야 해서 오늘은 기술적인 부분에 더 신경 썼는데, 프리에서는 긴장 풀고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열어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