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점은 입장문 어느 구석에도 피해자에 대한 당차원의 공식사과는 한 줄도 없다. 피해자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로하는 말도 한 마디 없고, 사무적인 어투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허위사실도 적시돼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피해 여성당원이 성희롱, 성추행을 당한 직후부터 최근까지 시당 당직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자 제명, 출당’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가해자 제명, 출당 요구사항을 철회한 사실은 단 한 번도 없다.
민주당 부산시당 사무실 입구에 장애인, 여성, 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인 ‘을’을 당 차원에서 지키겠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구성한 ‘을 지킴위원회’ 간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그러나 민주당 부산시당은 당내 여성당원의 기본권마저 지켜내지 못한 채 헛구호만 남발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그런데도 부산시당이 진상규명 의지를 보이지 않고 쉬쉬하자 피해자는 자신의 거주지 인근 해운대경찰서를 방문, 구두로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그는 성추행문제를 다루는 여성의 전화에도 신고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은 19일 오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해자가 사건확대에 대한 부담으로 가해자에 대한 출당이나 제명을 원치않았다’며 허위사실을 밝혔다.
피해 여성은 19일 세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내가 김동섭(대외협력국장) 실장과 조직국장(박화국 현 사무처장)에게 가해자 제명처분 및 출당을 요구했다”고 확인했다.
피해자는 이어 “당시 신문에 보도됐으면 자기들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피해자가 아직도 가슴에 응어리가 남아있는데 그런 인간(가해자)이 무슨 구의원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오니 내가 화가 많이 난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끝으로 “나는 단지 모든 사람이 바르게 살고, 사회가 정의롭게 되고 후손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인생관을 피력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