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여행객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A씨 부부처럼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내국인 수는 265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8.4%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징검다리 연휴, 10월 열흘에 가까운 추석 황금연휴 당시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인천공항은 북적였다. 반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전년보다 22.7% 감소한 1333만6000명에 그쳤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단체관광상품 판매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48.3% 줄었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다른 나라 관광객들은 유커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1일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4920만달러로 전년보다 111.9% 급증했다. 관광수지는 외국인의 국내 여행으로 벌어들인 관광수입에서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에서 쓴 관광지출을 뺀 수치다. 지난해 관광수입은 133억2370만달러, 관광지출은 270억7290만달러였다.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긁은 카드 금액도 사상 최대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7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을 보면 지난해 내국인은 해외에서 카드로 171억1000만달러를 썼다. 1년 전보다 19.7% 증가한 수치다. 2016년 사상 최대였던 카드 해외사용액을 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폭이 커지면 국가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내수 부진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 등 다양한 여행경험 개발, 지역 인프라 구축 등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진수 경희대 교수(호텔관광대학)는 “우리나라 관광은 장기간 머물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며 “여러 지역을 하나의 이야기나 테마로 네트워크화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관광적자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경·김라윤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