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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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논란' 조근현 '흥부' 감독이 피해 여배우에게 보낸 사과문자 "폭로글 지워달라"


영화 '흥부'의 조근현(사진)감독이 과거 배우 면접 자리에서 신인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일으킨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피해입은 여배우 A씨가 조 감독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흥부' 제작사는 영화 개봉 전 A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폭로글을 발견했고 조 감독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조 감독을 VIP 시사회, 언론인터뷰, 무대인사 등 홍보일정에서 배제했다.

A씨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조 감독에게 받은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조 감독은 A씨에게 사과하면서도 "예의를 갖춰 열심히 얘기를 했고 당신의 얘기를 듣지 못 한 게 아쉬워 한 번 더 만나길 바랐고 그 조차도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고 여겨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다"며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 글을 지워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 작은 실수가 영화를 깎아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A씨가 공개한 조근현 감독의 사과문자 전문.

상황이 어찌됐든 그 미팅을 통해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내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살아오면서 나름 좋은 가치를 추구했고, 누구에게 폐 끼치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인데 누군가에게 이렇게 상처를 준 셈이 되었으니 무척 괴롭다.

영화라는 생태계 밖에서 영화계를 너무 낭만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길게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로 들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의를 갖춰 열심히 얘기를 했고, 당신의 얘기를 듣지 못한 게 아쉬워 한번 더 만나길 바랐고, 그조차도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고 여겨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음이 상해 글까지 올린 걸 보면 그 자체로 괴롭고 내 잘못이 크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 글을 지워줬으면 한다.

영화가 개인 작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포함된 까닭에 내 작은 실수가 영화를 깎아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