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되면 황사와 먼지,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에 있는 면역체계가 특정한 원인, 즉 항원에 반응해 나타나는 과민반응이다. 소화기, 피부, 호흡기 등을 통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연령에 따라 차례대로 발현하는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 행진(allergy march)’이라고도 부른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성장하면 아토피 피부염, 식품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의 순서로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의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최근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한방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피부과의 도움으로 봄철 3대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항원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등이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맑은 콧물과 발작적 재채기, 코 막힘 등이 10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축농증이나 중이염, 인두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천식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알레르기 원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집안을 자주 환기시키고, 이불과 베개 등 천 제품은 2주에 한 번씩 세탁하는 것이 좋다. 콧솟 분비물이 많다면 생리식염수로 세척을 한다. 코 막힘이 심할 때 콧방울 옆 움푹 들어간 부분(영향혈)을 기상 시와 취침 전 5∼10분 문지르듯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피부의 과민반응, 알레르기 피부염
알레르기 피부염은 특정 항원에 의한 피부 과민반응으로 가벼운 가려움증부터 발진과 부종, 홍반, 진물이 나는 습진성 병변 등 다양한 피부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알레르기 피부염(아토피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은 피부 과민반응의 종류와 증상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의와 진료 상담이 필요하다.
피부염은 진물과 홍반, 색소침착 등에 따라 급성기와 아급성기, 만성기로 구분해 각기 다른 약재를 사용해 치료한다. 이때 한약 성분이 포함된 연고제를 병용하고 주요 혈자리를 중심으로 침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효과를 높인다.
알레르기 피부염 역시 환자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인자, 즉 항원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친 스크럽 등 피부장벽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세정은 피하고, 가급적 약산성 비누를 사용하여 세정하며,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샤워하지 않는 것이 좋다. 편안하고 넉넉한 옷을 착용해 피부와의 마찰을 줄이며, 화학섬유 혹은 모직으로 된 옷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눈에 접촉되어 결막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가려움, 충혈,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 눈부심, 눈물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염증질환이다. 눈곱보다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분비물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또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은 외출을 자제하고 되도록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결막염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나타날 수 있는 알레르기 원인을 찾아야 한다. 원인을 모른다면 병원을 찾아 확인해 볼 수 있다. 병원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인 ‘알레르겐’을 피부에 소량 주입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거나, 피를 뽑아 혈액 속에 항원을 넣어 반응을 살펴보는 혈액검사로 알레르기 항체를 검사한다.
김규석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피부과 교수는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면 병원을 방문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검사에 포함된 주요 항원은 40∼50가지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알레르기 원인은 2000가지가 넘기 때문에 원인을 찾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 물질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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