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등 참석귀빈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 뒷줄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
폐회식의 南·北·美·中 VIP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5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 대통령 내외,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 평창=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나란히 입장했다. 맨 먼저 VIP(귀빈) 관람석에 앉아 있던 이방카 선임고문과 반갑게 악수한 문 대통령은 이어 류옌둥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안내를 받으며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
◆김영철 일행 하루 종일 숨바꼭질 행보
김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대표단 일행은 이날 오전 통상적으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인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가 아닌 다른 도로로 우회해 숙소로 이동하는 등 하루 종일 숨바꼭질 행보를 보였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오전 9시49분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9시53분쯤 경기 파주시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 차관이 북측 대표단을 CIQ에서 영접했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총 8명으로 구성됐다.
김 부위원장은 CIQ에서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 ‘방남 소감 한마디 말씀해 달라’는 등의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지나갔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간단한 입경(入境) 절차를 마친 뒤 오전 10시15분 차량편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수백명의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원, 지지자들이 김 부위원장 방남 저지를 위한 밤샘 통일대교 도로 점거 농성을 벌이자 우회 도로를 이용해 오전 11시49분쯤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호텔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천안함 질문을 받자 다시 묵묵부답으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 일행이 숙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장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007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오후 2시 50분쯤 차를 타고 워커힐호텔을 떠나 경기 남양주의 중앙선 덕소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후 3시22분 이 곳에서 출발한 KTX 열차에 탑승해 폐회식 현장으로 떠났다. 덕소역은 원래 KTX 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일행이 2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덕소역에 도착해 KTX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연합뉴스 |
한국당은 이날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막기 위해 1박2일 육탄 저지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전날(24일) 김성태 원내대표와 당 김영철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이 참가해 시작된 연좌 농성은 이날 홍준표 대표가 가세하는 등 소속 의원만 90여명이 집결했다. 한국당은 이날 농성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을 막아내자”, “애국 경찰들은 즉각 철수하라”와 같은 구호를 쏟아냈다.
박성준·김민서기자 alex@segye.com, 파주=통일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