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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 자식 좀…" 스님부터 횟집사장까지 강원랜드에 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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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채용비리 리스트'엔 지역주민이 다수 / 전직 사장·국회의원 등 유력가 징검다리 역할 / 상당수 금전거래보단 민원성 구두청탁 / 수사 대상 방대…형사처벌 여부 고민
지역 유지 스님부터 횟집 사장, 강원랜드 노조원까지.

강원랜드에 채용을 청탁한 청탁자 리스트에는 유력 국회의원이나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 등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다양한 계층의 지역 주민들도 강원랜드 관계자나 지역 유력가들에게 채용 청탁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강원랜드와 검찰 등에 따르면 당초 검찰이 확보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리스트에는 강원 지역 주민들도 다수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랜드에 취업을 청탁한 사람들 중에는 지역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횟집 사장과 유명 종교인, 오랜기간 강원랜드에서 근무한 노조원도 포함돼 있다.

이들 지역주민들의 채용청탁 창구는 강원랜드에서 사장으로 있으면서 지역 주민들과 스킨쉽이 많았던 전직 강원랜드 사장들, 강원도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의원실 관계자들, 지방자치단체 간부 등 등 수십명이나 됐다.

물론 채용 청탁이 이뤄진 인사 모두가 강원랜드의 입사문턱을 넘은 건 아니었다. 대다수는 강원랜드에 채용됐지만, 유력가가 아닌 사람에게 청탁한 경우에는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강원랜드에 취업을 청탁한 사람들은 파워나 강원랜드 의사결정권자와의 친소 관계 등에 따라 합격과 탈락의 길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검찰은 청탁자들과 청탁 대상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하고 있지만 이들을 모두 법리적으로 업무방해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들의 청탁 가운데 상당수는 금전적 거래가 없는 ‘민원 성격’도 있었던 데다가 청탁자들의 수가 방대하다는 점도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청탁자 중에는 현재 언론에 노르내리는 유력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이 돈을 주고 받으며 청탁을 한 게 아니라 평소 알고 지낸 동네 주민에게 부탁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내 자식만 취업시키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한 청탁들이 많다”며 “어려운 취업난에 나타난 이기주의의 발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체부 관계자는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주무 책임자가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세계일보 보도(홈페이지 2월28일 게재)와 관련, “혐의를 받는 공무원은 현재 해당 업무가 아닌 문체부 산하 기관에서 근무 중”이라며 “아직 수사기관의 조사 단계인데, 혐의가 확정되면 규정에 따라 징계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