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과 아기자기한 볼거리, 따뜻한 인간관계가 잔잔히 흐르며 관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고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은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다. 토속음식은 물론 샌드위치, 오꼬노미야끼, 크렘브륄레 등 국적을 초월한 다양한 메뉴들이 소박한 시골풍경과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아, 먹고 싶다’ 혹은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둘 다이거나.
‘리틀 포레스트’의 음식 기획을 총괄한 진희원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도움으로 영화 속 요리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양배추 샌드위치
달달한 제철 양배추는 생으로 먹어야 제 맛. 혜원이 선택한 방법은 샌드위치 속에 넣어 먹는 것이다. 닭장 속에서 막 꺼낸 달걀과 마요네즈는 양배추와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식빵 사이에 가득 채워 넣고 입 크게 벌려 ‘아작아작’. 눈과 귀를 파고드는 유혹으로 관객들의 침샘을 무장 해제시킨 장면 중 하나.
<재료>
곡물식빵4장, 양배추1/2통, 달걀 3개, 파마산 치즈, 마요네즈, 소금, 후춧가루
<만드는 법>
1. 상온에 둔 달걀을 냄비에 넣고 센 불에서 12분 삶아준다
2. 양배추는 곱게 채 썰어서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준다
3. 치즈 그레이터로 삶은 달걀과 치즈를 갈아준다4. 양배추와 마요네즈,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5. 곡물식빵에 양배추샐러드 올려서 샌드위치를 만든다
◆작은 숲 설기떡
본격적으로 엄마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만든 삼색설기. 엄마는 단호박으로 노란색을 냈지만 혜원은 단호박이 없어 치자를 사용했다. 재하는 “아줌마가 만든 건 달지 않은데 단맛이 나고, 네가 만든 것은 짜지 않은데 짠맛이 난다”며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알아챈다. 귀신 같은 녀석.
<재료>
멥쌀가루 5컵, 찹쌀가루 1.5컵 시금치즙 3T, 단호박가루 5T(치자물 3T), 물 5T, 설탕 7T, 붉은 팥고물 3컵
<만드는 법>
1. 쌀가루를 뭉쳐 위로 던져본다. 쉽게 풀어진다면 수분이 부족한 것이므로 물을 좀 더 붓고 두 번 정도 체에 내린다
2. 찹쌀가루는 체에 한 번 내린다
3. 찹쌀가루와 멥쌀가루, 설탕을 섞어 체에 두 번 내린다
4. 3의 가루를 3등분하고, 시금치즙과 단호박가루(치자물)를 섞어 3가지 색을 만든다
4. 물을 충분히 먹인 지름 25cm 대나무 찜통에 한지를 꼭 맞게 잘라 얹고 물을 뿌린다
5. 시금치쌀가루-흰쌀가루-단호박쌀가루-팥고물 순으로 안친다
6. 김이 오른 솥에 대나무 찜통을 넣고 25분 정도 찐다
7. 대나무 꼬지로 떡을 찔러 가루가 묻어 나오지 않으면 완성
◆크렘브륄레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아 속이 상한 어린 혜원을 한방에 웃게 해준 엄마의 마법 주문 ‘크뤰~브륄~레’. 숟가락을 들고 마음 속으로 ‘기분아 좋아져라’를 외치며 캐러멜을 내리쳐보자. ‘톡’ 깨지는 소리를 들으면 맛보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재료>
달걀 노른자 4개, 흰설탕 90g, 우유 300ml, 생크림 200ml, 옥수수 녹말 20g, 양주 1t, 시나몬 파우더 약간, 황설탕 2T
<만드는 법 >
1. 작은 볼에 노른자와 설탕을 넣고, 희멀겋게 될 때까지 거품기를 이용해 섞어준 뒤 옥수수 녹말을 더해 조금 더 섞어준다
2. 시나몬 파우더를 1에 넣고 섞은 뒤, 우유를 더한 후 섞어 냄비에 옮겨 중약불에서 가열한다
3. 양주와 생크림을 2에 더하고, 끈적해질 때까지 약불에서 가열한다. 바닥이 눌어붙지 않도록 나무 주걱 등으로 냄비 바닥부터 저어준다
4. 적당히 식으면 낮고 작은 사기 그릇에 나눠 담고 냉장고에서 3시간~반나절 정도 식혀준다
5. 황설탕을 표면에 꼼꼼하게 뿌려주고, 작은 오븐이나 토치 등을 이용해서 설탕을 녹여 캐러멜라이징 시켜준다6. 표면이 황갈색 유리처럼 굳으면 티스푼으로 깨어 먹는다.
◆혜원이네 양배추전
다 된 양배추전 위에 나무토막(가쓰오부시 덩어리) 뿌리기라니. 어린 혜원은 울상을 지었지만 나무토막 슬라이스가 넘실넘실 춤추는 양배추전을 입에 넣은 순간, 달큰 짭짤 고소한 그 맛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개발한 줄 알았던 그 요리가 사실은 이웃나라 대중 음식 오코노미야끼였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재료>
양배추1/4통, 대파1, 참나물 한 움큼, 옥수수 알갱이, 말린 새우1/2컵, 달달하게 졸인 간장 소스, 마요네즈, 실파 송송, 땅콩 다진 것, 가쓰오부시 약간
반죽 : 박력분 1컵, 참마 간 것 100g, 다시마 우린 물 1/2컵, 달걀 1개
<만드는 법 >
1. 옥수수 알갱이를 버터에 볶는다
2. 양배추와 참나물을 곱게 채썬다
3. 말린 새우를 굵게 다진다
4. 반죽에 재료를 모두 섞고 부친다
5. 소스를 뿌리고 실파와 땅콩 다진 것을 뿌린다
6. 가쓰오부시를 올린다
◆봄 꽃 파스타
간단한 듯 간단치 않은 것이 오일 파스타. 밭에서 수확한 참나물과 풋마늘로 건강을 더한 뒤 하늘하늘 봄 꽃을 뿌려낸다. 혜원이 만든 다른 요리들은 맛을 상상할 수 있기에 군침이 돌았다면 봄 꽃 파스타는 좀 다르다. 어떤 맛일까?
<재료>
스파게티 300g, 참나물 40g, 엔쵸비 25g , 풋마늘 1대, 올리브오일 100ml, 야채육수 200ml,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사과 꽃, 식용 펜지
<만드는 법>
1. 스파게티 면을 삶아 물을 뺀 뒤 오일을 약간 버무려 준비해둔다
2. 풋마늘은 어슷하게 썰고, 참나물은 길게 반으로 자르고, 엔쵸비는 잘게 찢어 준비한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풋마늘을 볶다가 면을 넣고 중간 중간 야채육수를 넣어주며 마지막에 참나물과 엔쵸비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4. 사과 꽃과 식용 펜지를 올린다
◆오이국수 콩국물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여름, 혜원은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훔쳐내며 부지런히 밭일을 한다. 고된 노동 후 선풍기 앞에 앉아 말아 먹는 콩국수는 콩맛 아닌 꿀맛일 터. 오이를 면처럼 길게 썰어 넣어 여름 별미로 제격이다. 실제 김태리가 가장 맛있게 먹은 요리로 꼽기도 했다.
<재료>
불린콩 5컵(마른콩 2컵), 잣 1컵, 깨 3/4컵, 생수 6컵, 꽃소금 약간, 오이 2개, 방울토마토 1개
<만드는 법 >
1. 콩은 씻어 하루 정도 불린 뒤 넉넉한 물에 넣고 뚜껑을 열어 삶는다
2. 물이 끓으면 찬물을 1컵 붓고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콩을 건진 다음 삶은 물은 따로 식힌다
3. 깨는 믹서에 곱게 갈고, 삶은 콩과 잣은 식힌 콩 삶은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곱고 되직하게 간다
4. 콩국물은 체에 밭쳐 껍질을 없애고 생수로 적당한 농도를 조절한다
5. 오이는 채칼을 이용해 가늘고 길게 썰어 찬물에 담가 건져 물기를 빼고 국수처럼 만든다
6. 그릇에 국수를 담고 시원하게 식힌 콩국물을 부은 다음 소금으로 간하고 방울토마토를 올린다
◆고추기름 떡볶이
직장 상사 탓에 스트레스가 머리 끝까지 쌓인 은숙, 혜원의 권유로 직접 떡볶이를 만든다. 마늘과 마른 고추를 거침없이 썰어 넣어 먼저 기름을 내는 것이 포인트다. 눈물 콧물 흘리는 사이 스트레스가 싹 씻겨 내려가는 마성의 빨간맛.
<재료>
떡 300g, 당근 1, 양배추 1/4통, 양파 1/2개, 청양고추 2개, 대파 1줄기, 오일, 마른고추 3개, 마늘 3알, 물 1컵
양념 : 고추장3T, 고춧가루2T, 간장 2T, 설탕 3T
<만드는 법>
1. 떡이 딱딱하다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놓는다
2. 야채는 큼직하게 썰어두고 양념을 만들어놓는다
3. 팬을 따듯하게 달구고 가름을 두른다. 마늘과 마른고추 자른 것을 넣고 볶는다. 매운 기름이 돌면 떡을 넣고 먼저 볶아준 뒤 야채를 넣고 볶는다
4. 물과 양념을 넣고 끓여 적당히 익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