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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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준우승…PGA 확실한 흥행카드 하나 얻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중흥을 바라볼 수 있는 확실한 흥행 카드를 손에 넣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골프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 최종라운드 17번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서는 우즈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우즈가 이 홀에서 1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갤러리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우즈는 이 버디로 공동선두를 달리던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패트릭 리드(미국)를 한 타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17번 홀까지 케이시와 공동 선두이던 리드는 18번 홀에서 약 14m 거리 버디 퍼트가 오르막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원래 자리로 흘러내리는 바람에 1타를 까먹었다.

케이시는 이미 경기를 마쳐 우즈가 연속 버디에서 성공하면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상황. 18번홀에서 우즈는 185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두 번째 샷이 홀에서 11.5m 거리에 떨어졌다. 하지만 우즈의 버디 퍼트는 홀 약 1m도 안 되는 거리에 멈춰섰다. 결국 우즈는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리드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가 PGA 투어에서 10위 이내에 든 것은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우즈는 PGA 투어 통산 80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황제의 귀환’을 제대로 알렸다. 특히 최근 4주 동안 3개 대회를 소화했지만 부상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또 4일동안 언더파 점수를 기록한 점도 우즈가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회복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우즈는 오는 4월 초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우승 후보로까지 급부상했다. 우즈는 이에 앞서 오는 15일 개막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최근 5주간 4개 대회 나서는 강행군이다. 우즈는 경기 뒤 “오늘 샷이 조금 더 정교했더라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혼다 클래식 대회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졌다. 앞으로도 조금씩 더 날카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라고 자신했다.

우즈가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PGA 흥행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우즈가 출전으로 TV중계 시청률과 입장 관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대회 내내 수많은 열성 갤러리들이 그를 따라다녔다. 우즈가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혼다 클래식의 경우 최종 라운드 시청률은 작년보다 43% 상승했고 입장 관객도 25%나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