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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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트럼프’ 피녜라 대통령 두번째 임기 시작…경제회생 다짐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수 성향의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세바스티안 피녜라(69)가 11일(현지시간) 임기 4년의 칠레 대통령직에 두번째 취임했다.

TVN 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국외 경축 사절단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평양 항구 도시인 발파라이소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휘장을 건네받았다. 그는 신임 각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선서를 한 뒤 경제 회생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는 진영 특사. 출처=외교부 제공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우파 야당인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로 나선 대선 결선투표에서 54.6%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대선에서 경제 회생과 법인세 인하를 비롯해 교육, 연금 등 분야에서 바첼레트 전 대통령이 추진한 각종 진보정책의 재검토·수정을 공약했다. 하지만 소속 정당인 칠레 바모스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각종 친시장주의 법안 등을 처리하려면 야권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피녜라 대통령은 1970년대 중반 시작한 신용카드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칠레 항공사 란(LAN)을 비롯해 공중파 TV 채널 칠레비시온, 칠레 최고의 인기 축구팀 콜로콜로 등을 보유 중이다. 부동산 재벌로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 ‘칠레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피녜라의 첫번째 대통령 임기 동안 칠레는 연평균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피녜라 대통령은 경제 성장에만 치중해 전반적인 개혁과 질적 개선을 등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으며, 당시 30%대의 낮은 지지율 속 첫 임기를 마쳤다. 그는 칠레의 최대 수출품인 구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칠레를 다시 이끌게 됐다.

이번 취임식에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진영·이학영 의원으로 구성된 취임 경축특사단이 파견됐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