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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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에 남녀 두 영혼… 마음껏 ‘끼’ 펼쳤죠”

종영 tvN ‘화유기’서 1인 2역 호평 받은 성혁
성혁은 tvN ‘화유기’에서 남자 ‘동장군’(왼쪽)과 여자 ‘하선녀’로 1인2역을 연기했다.
“(하선녀를 연기할 때는) 전체가 신경 쓰였어요. 하나라도 어색한 게 있으면 결국 모든 게 다 이상해졌거든요. 컬러렌즈도 끼고, 손톱도 다듬었어요. 어느 쪽으로 머리를 넘겨야 더 여성스러울지 고민도 했죠. 오른쪽 얼굴에 여성성이 더 있어서 왼쪽으로 머리를 넘겼어요.”

방송 송출 문제, 스태프 추락 사고 등 tvN ‘화유기’는 초반 갖은 홍역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6.9%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제공)로 나름 선방하며 막을 내렸다.

‘화유기’는 이승기와 차승원, 오연서, 이홍기 등 다양한 배우들의 등장으로 화제가 됐다. 그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를 꼽자면 1인 2역을 연기한 성혁(사진)이다. 성혁은 낮에는 아이스크림 트럭을 운영하는 ‘동장군’과 밤에는 바를 운영하는 ‘하선녀’를 연기했다. 한 사람의 몸에 남녀 영혼 2개가 공존한다는 설정이었다.

“작가님께서 동장군·하선녀 역을 맡아 달라고 제의를 했어요. 처음에는 카운슬링(상담)을 하는 역이라고 했는데, 이후 1인 2역이 됐고, 나중에는 여자 역할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망설이긴 했는데, 제 스타일대로 맘 편히 표현해 보라고 하셔서 참여하게 됐죠.”

감독과 작가의 지원 때문일까. 성혁은 1인 2역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맛깔나게 표출해 냈다. 특히 하선녀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그치지 않았다.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에서 패트릭 키튼 브래든을 연기한 킬리언 머피의 연기가 도움이 됐어요. 킬리언은 트랜스젠더를 연기했지만, 자신만의 톤으로 그렸죠. 그의 연기를 보고 ‘나도 내 톤으로 해야 하는데, 그래야 설득력이 있는데’라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감정선을 맞춘 겁니다.”

성혁은 “연말쯤 스스로 ‘조금 쉬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캐릭터가 좋으면 뭐든지 하겠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이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