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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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도발 완전중단 때까지 제재 안푼다”

폼페이오 CIA 국장 밝혀/“트럼프, 연극하려는 게 아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백악관 “북·미 정상회담 장소/ 평양·워싱턴 모두 배제 안 해”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중단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김정은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다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증거를 제공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 완화나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김정은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우리가 한반도 주변에서 하는 군사훈련을 계속 받아들이면서 비핵화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으로… 도쿄로… 대북 특사단 ‘투톱’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사진)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그간의 남북한 및 한·미, 북·미 간 협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12일 각각 김포공항 출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포=이제원 기자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 경제가 이 정도로 위험에 빠지고 압박에 시달리지 않았더라면 김정은이 이번에 받아들인 조건으로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김정은을 만나기에 적기라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대통령이 연극을 하려고 이것(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과 같은 접근 방식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이 아니라 계산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 실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고, 만남이 이뤄질 때까지 이것이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금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을 찾아 나선 상황을 맞았지만, 최대 압박 캠페인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오만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코리아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맡길 것”이라며 백악관이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북핵 문제 대응을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백악관의 라즈 샤 부대변인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백악관에서 개최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으로 날아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매우 그럴듯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