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그림 속 산 밑에는 철쭉이 활짝

강길원, 팔순기념 ‘봄 그림’ 전시회
철쭉들의 합창
“자연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곧 자연미입니다. 나는 80평생 그림을 그리며 오직 순수 자연에 머물며 자연과 호흡해 왔고 자연으로 인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긍정하게 되고 자연미와 동질성을 갖고자 했습니다.”

강길원 작가의 팔순기념전이 17~28일 청작화랑에서 열린다. 그의 화폭 속 먼 산 아래에는 벌써 꽃들이 활짝 폈다. 봄이 오는 자연 순리를 받아들이겠다는 강한 의지의 반영이다. 한편으론 가버린 청춘에 대한 미련도 보인다. 제주 유채꽃은 노랑이 흐드러졌다. 밭이랑 너머는 푸르고, 그 너머로 고향집 어머니가 봄마중을 나올 것만 같다. 꼬불꼬불 고갯길은 지나온 인생길을 반추케 해준다.

늘 현장 사생을 즐겼던 작가는 당시의 감성을 일필휘지의 굵은 붓으로 표현했다. 간결하지만 생동감을 주기 위해서다.

“사실의 상(像)으로부터 결여가 있어야 미술의 미가 됩니다. 상에만 충실한 기교의 충만은 피해야죠.”

기교가 너무 앞서서도 안 되고 사실성이 지나치게 결여되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