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여러 혐의들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섰다.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거의 5년, 꼭 1844일 만이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해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준비한 원고를 읽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연합뉴스 |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3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조사실로 향하기 전 포토라인에 선 그는 미리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6문장으로 된 입장문을 약 1분10초 동안 읽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또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 개시에 앞서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가진 짧은 면담에서도 “편견 없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총 20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액은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특수활동비 17억원, 삼성그룹이 다스 대신 낸 미국 소송비 60억원(약 500만달러)을 포함해 11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 앞에 선 5번째 전직 대통령 전·현직 대통령으로서 5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짧게 입장문을 읽은 뒤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이 전 대통령 신병처리와 관련, 검찰이 이르면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에는 소환조사 6일 만에 영장을 청구했다.
배민영·장혜진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