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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년 비정규직 비율 사상 첫 50% 돌파… 첫 직장부터 고용 불안

우리나라 청년층(15∼24세)의 비정규직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에 나선 학생들이 늘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졸업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이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비정규직 고용과 근로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규모는 654만명으로, 전체의 32.9%를 차지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최근 3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32.6%였던 비정규직 비율은 2014년 32.4%로 소폭 하락했다가 2015년 32.5%, 2016년 32.8%, 2017년 32.9%로 증가했다. 비정규직 전체 규모도 2014년 600만명을 넘어선 이후 2015년부터는 정규직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는 55세 이상 중고령층과 15∼24세 청년층이 주도하고 있다. 55세 이상 연령대는 이미 정년·은퇴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청년층의 경우 첫 직장 시작부터 불안정한 근로조건에 놓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계약직 등을 전전하면서 지난해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특히 지난해 15∼24세 청년 가운데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숫자는 81만2000명에 달했다. 비율로는 51.2%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대를 넘어섰다.

15∼24세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중을 졸업 여부별로 분류하면 재학생(휴학 포함)의 83.5%가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9.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재학생 대부분이 학업과 병행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15∼24세 졸업생의 비정규직 비중도 32.5%에 달했다.

보고서는 “15∼24세 연령층 졸업생의 경우 학교 졸업 후 노동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나이로, 이들의 입직 시 근로형태는 향후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노동시장 핵심연령으로 자리매김하는지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성별 비정규직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여성 비정규직 비율은 41.4%로, 남성(24.3%)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성별 비정규직 비중 격차는 국제금융위기 이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316원으로, 정규직(1만3722원)의 67% 수준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3.7%로, 회원국 중 미국과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6.63%였고 벨기에(3.40%), 이탈리아(7.63%), 핀란드(7.77%), 덴마크(8.24%) 등은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두 자릿수에도 못 미쳤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소득 불평등도도 OECD 3위를 기록했다. 소득 최상위 10%의 소득을 최하위 1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10분위 배율은 4.79배로 미국(5.04배), 이스라엘(4.91배)에 이어 높았다.

OECD는 “한국이 분절된 노동시장 구조로 인해 사회보장을 가장 필요로 하는 노동자와 구직자를 지원하는 대책의 수립과 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