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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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서… 내 안의 나를 만나다

내·외국인 사로잡은 ‘템플스테이’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명상을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할 수 있었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현재의 나에 대한 고민들을 해보고,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 같다.”

경상북도 성주의 자비선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한 참가자의 후기다. 쉼 없이 이어지는 온갖 업무와 그물처럼 얽힌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온전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건 그것만으로 각별한 경험이다.

“멋지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새로운 문화를 체험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한 독일인 관광객의 경기도 용주사 템플스테이 참가는 새로운 문화와의 접촉이었다. 외국인들에게 템플스테이는 한국 특유의 불교문화와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장으로 손꼽힌다.

수많은 내·외국인들을 산속의 고요한 사찰로 이끄는 템플스테이의 매력이다. 2002년 시작해 한 해 평균 13%의 참가자 증가율을 견인한 비결이기도 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올해 사업방향과 5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 템플스테이 사업은 △인프라 강화 △사찰에 대한 지원 체계 개선 △홍보 강화 △지역과 연계한 홍보 기반 마련 △사찰음식 브랜드 제고를 위한 자원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체적인 핵심사업으로 먼저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과 연계한 홍보행사를 다양하게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단은 “13개국 문화원에 요청해 템플스테이 및 사찰음식 홍보행사 수요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홍콩, 캐나다, 영국 등 해외주재 한국문화원과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템플스테이는 쉼없이 이어지는 일상과 복잡한 인간관계를 떠나 명상 등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내·외 주요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오는 29일 열리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용주사, 은해사, 전등사, 직지사, 천은사 5곳이 참가하며 6월과 8월에는 홍콩, 싱가포르 여행박람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중화권, 동남아권, 일본권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포함한 여행 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참가자 유치에도 주력한다. 외국인들은 템플스테이 인기의 한몫을 담당해 왔다. 이제까지 49만명이 참가했고, 지난해에는 7만 명이 한국의 절을 다녀갔다.

단장을 맡고 있는 원경 스님은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간 머무르는 장기 체험자들도 늘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종교를 떠나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130곳의 사찰에 대한 지원 체계의 개선도 역점 사업 중의 하나다. 사찰별로 수요자 중심의 운영체계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강화하고 전문통역 인력 확보에도 나선다. 130곳의 참여 사찰에는 ‘외국인 전문사찰’과 프로그램을 특화한 ‘브랜드 운영사찰’이 있다. 브랜드 운영사찰인 성주 심원사는 ‘푹~쉬다가이소(마음 꽃 피우기)’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꿈을 연잎 하나하나에 담아 연꽃들을 완성한 후 소원을 담아 탑돌이를 하는 ‘꿈등 만들기’ 등을 선보이고, 법륜사의 ‘Dream 드림’은 ‘꿈·희망·소원’의 콘셉트에 맞춰 희망을 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사업단 관계자는 “2020년까지 외국인 참가자 1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국내외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