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업 코미디’는 정치 풍자나 사회 비판 등 자극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보장된 미국과 영국에서 발달해왔다.
고(故) 로빈 윌리엄스, 애덤 샌들러, 짐 캐리 등 한국에서도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중에도 스탠드업으로 시작한 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프랑스 배우 가드 엘마레의 ‘고삐 풀린 코미디’와 영국 코미디언 잭 화이트홀의 ‘트롤의 꿈’, 캐나다 배우 러셀 피터스의 ‘거의 유명해지다’, 그리고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의 부활을 알린 유병재의 ‘블랙 코미디’가 대표적이다.
미국 땅에서 그가 직접 경험한 좌충우돌 미국 적응기를 담은 ‘가드 엘마레: 아메리칸 드림’(Gad Elmaleh: American Dream) 비롯해 엘마레가 프랑스어로 진행한 ‘가드 엘마레: 고삐 풀린 코미디’(Gad Gone Wild)를 보면 정교하게 짜인 그의 이야기 전개에 감탄이 나온다.
한동안 풍자의 초침이 멈춰 섰던 한국에도 스탠드업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타났다. 뭔가 억울한 눈빛의, 그래도 우물쭈물 할 말 다 하는 유병재 특유의 조소 어린 말투가 인상적인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 ‘유병재: 블랙코미디’(Yoo Byung Jae: Too Much Information)가 넷플릭스에서 지난달 16일부터 방영됐다. 2017년 8월 국내 무대에 올렸던 공연 실황을 담아낸 쇼는 방송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유병재가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재치있게 선택한 단어와 블랙 유머로 1시간 남짓을 꽉 채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