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미세먼지의 공습 … 가려움에 주름까지 ‘피부는 괴로워’

봄철 피부관리 어떻게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25개월 아이를 둔 주부 김모(33)씨는 요즘 날씨 뉴스에 신경이 곤두선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아이들과 나들이를 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외출이 꺼려지기 때문이다. 피부질환을 오랫동안 앓고 있는 직장인 한모(34)씨도 대기 환경이 나쁨 수준일 때는 평소보다 가려움증이 심해져 불편을 겪고 있다. 봄과 함께 불청객 미세먼지 계절이 돌아왔다. 황사를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관지뿐 아니라 피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미세먼지가 피부에 침투, 축적돼 염증 및 활성산소로 인한 피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수칙화하는 것이 피부 건강을 지키는 최상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아토피 소아나 피부질환자 미세먼지 영향 커

피부는 인체에서 외부 환경 오염원으로부터 첫 번째 중요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햇빛,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항원, 세균, 바이러스 등의 외부 환경에서 장벽 역할을 한다. 피부 수분을 유지하며 손실을 줄이는 것 또한 피부 장벽의 역할이다. 흔히 말하는 젊고 건강한 피부란 이러한 장벽 기능이 잘 유지되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피부 장벽이 외부 요인을 완전히 차단하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롭거나 나쁜 물질들도 크기와 화학 성질에 따라 피부 장벽을 투과하기 마련이다.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에 쉽게 노출되어 다양한 화학물질이 피부로 흡수돼 국소 독성을 유발하기도 하고 다른 장기의 전신 독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독성의 심각도는 나이와 피부 질환력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히 소아나 평소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만성 가려움을 동반하는 습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미세먼지 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전적인 소인도 있으나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미세먼지가 피부에 침투하면 멜라닌 합성을 유도해 검버섯을 형성하거나 콜라겐 분해를 증가시켜 주름을 늘게 한다. 전문의가 피부질환 레이저 치료를 하고 있다.
◆미세먼지 축적되면 피부 노화 초래

흔히 피부 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잔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저하되는 등의 내부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더 앞당기게 하는 외부 환경적 요소가 함께 관여하는데, 앞서 말한 미세먼지가 주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모낭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가 피부로 침투하여 축적될수록 거친 주름, 불균일한 색소 침착 등이 발생해 피부 노화를 앞당기는 것이다. 모낭을 통해 침투한 미세먼지는 멜라닌 세포 부위까지 도달 후 멜라닌 합성을 유도해 검버섯이 형성되거나 때로는 염증반응을 통해 콜라겐 생성을 억제하고 분해를 증가시켜 주름을 만들기도 한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처방법은 물리적 차단이다. 피부에 직접 닿는 미세먼지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을지대 을지병원 노태경 피부과 교수는 “외출 후에는 자극이 작은 클렌저를 이용한 꼼꼼한 세안과 평소 피부 장벽 기능 회복을 위한 보습제 사용이 중요”하다며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물, 과일, 채소,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미세먼지 철에는 실내 공기도 안심할 수는 없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문을 열어 환기하기보다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활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