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0·SK)은 류현진(31·LA 다저스), 양현종(30·KIA)과 함께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 3인방’으로 활약했던 선수다. 그러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고 좌완 자리를 꿰차는 듯했던 김광현은 부상 등으로 오히려 하락세를 걸었다. 여기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2017년 리그를 잠시 떠나기까지 했다. 리그 최고 좌완 자리는 2017시즌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양현종에게 돌아갔다.
이런 김광현이 533일 만에 오른 1군 마운드 등판에서 소중한 첫 승리를 거뒀다. SK는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김광현은 선발로 등판해 5이닝을 3피안타 1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김광현은 깔끔했던 전성기와 달리 장발을 휘날리며 마운드에 섰다.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에게 필요한 가발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발을 기부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수술 후 재활 기간 동안 머리카락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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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이 25일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위쪽 사진). 김광현이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인천의 한 미용실에서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기른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그러나 겉모습은 달라졌어도 투구의 위력은 전성기의 모습 그대로였다. 1회부터 5회까지 안타와 볼넷, 수비 실책 등으로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범타 등으로 막아내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5회까지 78개의 공을 던지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김광현은 2-0으로 앞선 6회 팔 관리 차원에서 마운드를 서진용한테 넘겼다. 그는 이날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 외에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2㎞를 넘어서며 자신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알렸다. 복귀 첫 승을 거둔 김광현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송도의 한 미용실을 찾아 길게 기른 머리를 잘라 팬들이 기억하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양현종도 새 시즌을 승리로 산뜻하게 열었다. 양현종은 kt와의 광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한 4안타만 내주고 1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의 호투로 기아는 14-1로 대승을 거뒀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