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bank 제공 |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인의 주거 형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25∼29세 연령층의 33%가 부모 또는 조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과 비교할 때 무려 3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부모 또는 조부모 집으로 돌아온 ‘부메랑 세대’가 증가하는 핵심 이유는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없고, 독립해서 거주할 집을 구하지 못하며 결혼이나 동거할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젊은이도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헬 아메리카’를 외치고 있다.
다세대 거주 인구 비율은 1950년대에 21%에 달했고, 그 이후 1960년에 15%, 1970년에 13%, 1980년에 12% 등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1990년에 다시 14%, 2000년에 15%, 2009년에 17%로 지속적인 오름세로 돌아섰고, 2016년에 20%를 돌파했다. 다세대 거주 비율을 인종별로 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아시안이 29%로 가장 높고, 히스패닉 27%, 흑인 26%, 백인 16% 등으로 나타났다.
부메랑 세대의 증가에 따라 중년과 노년층에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미국인의 비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미국에서 55∼64세 연령층의 24%, 65세 이상 연령층의 21%가 자녀 또는 손자·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연령층을 통틀어 다세대 거주 미국인의 비율은 여성이 21%로 남성의 19%보다 높다. 이는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30대 젊은층에서 다세대 거주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남성의 35%가 부모 또는 조부모와 거주하고 있는데 비해 이 연령층의 여성 중에서는 30%만 다세대 거주자이다. 또한 30∼34세 연련층에서 남성의 22%, 여성의 19%가 다세대 거주자인으로 드러났다. 이는 곧 20, 30대 젊은층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적으로 독립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