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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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실무연수 의무화’ 갈등 심화

변협측 “변시 합격자 대다수 찬성” / 로스쿨측 “파행적 운영… 폐지해야” / 변시 합격자 정원 놓고 의견 갈려 / 법무부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키로
“기본적인 법률실무능력과 윤리의식을 갖추는 등 양질의 법조인을 배출하려면 합격자 전원이 사법연수원에서 의무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대한변호사협회 남기욱 제1교육이사)

“지금의 실무연수 과정은 무상 노동착취가 일어나거나 형식적인 연수교육에 그쳐 정말 무의미한 직무유예 조치인 만큼 실패를 인정하고 아예 폐지해야 한다.”(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1일 변협이 개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미래와 해법’ 심포지엄’에서 로스쿨 출신 신규 변호사의 실무연수 방식을 두고 변협과 로스쿨이 정면으로 맞섰다. 변협이 로스쿨 출신 신규 변호사들이 사법연수원에서 6개월간 의무적인 실무연수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가는 모습이다.

11일 오후 대한변호사협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법학전문대학원 미래와 해법``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협 측 남 이사는 주제발표에서 “변협 내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니 연수를 사법연수원에서 실시하는 방안에 대한 찬성이 57.5%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변호사시험 5회 합격자의 81.8%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로스쿨을 대표해 참석한 한 교수는 “지금의 실무연수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로 사법연수원 체제 부활로 이어져선 곤란하다”며 “아예 실무연수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에 관한 의견차도 컸다. 남 이사는 “법률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데 매년 변호사 1600명이 배출되고 있어 기존 변호사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려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교수는 “법률서비스 수요자인 시민 입장에선 변호사가 많아져 언제 어디서든 문턱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는데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이날 토론장 바로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해 지금 1500명인 합격자 정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는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와 합격률 등을 공개하라’는 서울고법 판결을 받아들여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국내 25개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공개될 전망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