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 대표가 2007년 2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명박씨측의 교사를 받고 위증을 했던 내용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 도중 울컥하는 심정을 억누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이 거액의 돈을 주고 위증교사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지만 당시 친이계 인사들로부터 ‘제2의 김대업’으로 비판받고 측근 인사들이 광범위하게 위증하면서 오히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고 이 전 대통령의 위증교사는 없는 것이 돼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1996년 종로 국회의원 선거 당시 다스(당시 대부기공)에서 매일 같이 마대자루로 거액을 받아 선거에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구기동 북한산 초입에 불법 사무실을 운영했다는 새로운 증언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시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SIBC 대표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이메일 및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선거법 위반 재판(1996∼1998) 과정에서 나에게 집요하게 접근, ‘생활비 지원’을 명목으로 목줄을 죄었다”며 “이에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았고, 어떤 부문은 이 전 대통령 측이 말하는 대로 적극적으로 위증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이 전 대통령 측은 (선거법 위반 재판 중이던) 2년간 나에게 총 1억2500만원 정도를 건네서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 측에 의해 위증 대가로 돈을 건네받을 때마다 이를 아내에게 전달하고 괴로움에 집밖으로 나와 통음을 하며 가족 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기억했다.
김 대표는 2007년 2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통령의 재판 위증교사 혐의를 공개했지만 친이계 인사들의 공격과 측근 인사들의 위증으로 오히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은 ‘호위무사’들을 내세워 나를 공격해왔고 이들은 언론 등에 출연해 나를 ‘제2의 김대업’이라고 몰아부쳤다”며 “또 당시 권모씨, 박모 박사 등 이 대통령 측 증인들이 모두 짜맞춘 듯 하나 같이 위증으로 일관했다.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조직적인 위증을 했다”고 폭로했다.
중국 원정그룹과의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조인식을 하고 있는 김유찬 대표. 10억 달러는 몽골 자민우드 국제역사 및 역세권 개발 등에 소요될 예정이라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유찬 대표 제공 |
김 대표는 그러면서 “나중에 이 전 대통령 측의 지구당 조직부장이었던 주모씨의 녹취록 등을 보면 이 전 대통령 측 권모씨가 ‘검찰에서 한 내 거짓 진술이 김유찬의 진실을 이겼다. 검찰이 내 거짓말을 믿어줬다’고 환호작약했다”며 “나는 이들에 의해 이뤄진 조직적인 위증 때문에 오히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처럼 죄가 뒤집어 씌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2007년 당시 경향신문 등은 이 전 대통령의 종로구지구당 권모 사무국장이 “내가 김유찬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종로지구당 조직부장을 지낸 주모씨의 CD와 녹취록이 입수해 공개했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없다고 사실상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서울 구기동 북한산 초입에 불법 사무실을 설립해 운영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북한산 초입 자락에 선거기획단 사무실(‘불법 아지트’)를 열었다”며 “이곳에서 나와 강모 기획부장, 선거전략 박사인 박모 박사 등이 선거기획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이른바 ‘불법 아지트’에서 글씨 잘쓰는 아르바이트 수십명을 동원, 이 전 대통령의 친필인 것처럼 속인 불법 서신을 무더기로 발송해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하정호·김지연 기자 southcross@segye.com
영상=이우주 기자 spac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