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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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노점상 버린 상자에 ‘쓰레기 산’ 된 벚꽃길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 일상생활에서 경범죄가 발생했을 때 제때 처벌하지 않으면 결국 강력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으로 미국의 범죄학자 조지 켈링과 정치학자 제임스 윌슨이 최초로 명명했다.

최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봄꽃 축제가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그 절정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도 때늦은 꽃샘추위에도 수많은 인파가 현장을 찾았지만 축제장 곳곳은 어김없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누군지 모를 한명이 두고 간 빈 쓰레기 박스 하나에서 시작된 ‘쓰레기 산’, 그 산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질서의식은 추락했다. 머뭇거리던 시민들마저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 투기 행렬에 가세했고, 상춘객들은 상자에 쓰레기가 많아 당연히 쓰레기통으로 쉽게 여겼으며 노점상들이 버린 크고 작은 쓰레기가 ‘깨진 유리창’으로 작동한 것이다.

결국 시민들의 의식전환을 이끌어내지 못하고는 쓰레기 투기를 근절시킬 수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쓰레기 투기, 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해결하고 이를 거울 삼아 우리 사회의 무질서를 바로잡는 계기로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석윤·경북 구미시 선산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