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일상톡톡 플러스] 효과 어느 정도길래…일반마스크 vs 보건용마스크, 성능 차이는?

A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노동자 입장에선 보건용 마스크가 너무 부담된다"며 "정부에서 무료 배포가 힘들면, 각종 지원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마스크는 한국이 아닌 중국정부가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미세먼지 60~70%가 중국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때문에 한국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C씨는 "세탁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가 개발됐으면 한다"며 "4인 가족이 매일 1개씩 마스크 쓰고 버리는데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미세먼지용 마스크 사용하는데 답답해서 벗어보면 확실히 매캐한 게 느껴진다"며 "이런 게 수십년간 신체에 누적돼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씨는 "오프라인에서 마스크 가격 장난 아니다. 동일한 제품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이 훨씬 더 저렴하다"며 "급할 때 당장 살 순 있지만 그런 것치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밝혔다.

F씨는 "투과가 문제가 아닌 얼굴과의 밀착이 더 중요하다"며 "현재 시판되는 마스크 특성상 코 부분 휘게 하다보니 아무리 얼굴과 밀착시켜도 밑이나 옆으로 바람이 숭숭 통하는데, 자체 투과 80% 차단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G씨는 "마스크 성능 관련해선 실제 다수의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조건으로 실험해야 한다"며 "강력한 압축 공기를 통과하는 방식은 산업시설에 적용해야 한다. 인간의 호흡압력 수준으로 제대로 측정해야 정확한 데이터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 일반적인 마스크와 다소 가격이 높은 보건용 마스크 중 뭘 써야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일반용과 보건용 마스크의 실제 성능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2∼5월 보건용 마스크 39개와 일반 마스크 11개 등 총 50개 마스크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분진포집효율 시험'을 한 결과, 보건용 마스크 KF80 등급은 평균 86.1%, KF94 등급은 평균 95.7%, KF99 등급은 평균 99.4%의 차단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실험 기계에 염화나트륨 용액에 압축공기를 쐬어 얼마나 많은 입자가 마스크를 통과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실험했다. 염화나트륨 입자 100개 가운데 2개가 통과했다면, 차단 성능이 98%란 뜻이 된다.

KF란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건용 마스크의 성능을 인증하는 마크다. 뒤에 붙은 숫자는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 인증 기준이자 등급이다. KF80은 80% 이상, KF94는 94% 이상, KF99는 99% 이상 미세먼지 입자를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차단 실험에 쓰이는 먼지는 KF80 등급의 경우 지름 평균 0.6㎛, KF94 등급은 지름 평균 0.4㎛ 크기"라며 "일반 미세먼지 PM10(지름 10㎛ 이하)과 PM2.5(지름 2.5㎛)는 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보건용 마스크는 실제로는 훨씬 높은 차단 성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는 분진포집효율 시험 결과, 차단 비율이 평균 46%에 그쳤다. 공기에 떠다니는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을 그대로 들이마신다는 뜻이다.

◆일반 마스크 착용, 공기 중 미세먼지 절반이상 그대로 흡입하는 셈

연구원은 이번 실험에서 보건용 마스크가 걸러낸 미세먼지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주사전자현미경으로 1000배 확대한 모니터 영상을 공개했다.

주사전자현미경과 연결된 모니터 화면에는 마치 머리카락을 확대한 듯 얼기설기 삐쳐 있는 마스크 필터가 나타났다. 곳곳에 마치 비듬처럼 둥글게 생긴 미세먼지 입자가 달라붙었다.

화면에 나타난 한 눈금이 10㎛인데, 보이는 미세먼지는 어림잡아 보아도 눈금 하나의 4분의 1보다도 훨씬 작으니 지름 2.5㎛에 미치지 못하는 초미세먼지(PM2.5)로 볼 수 있다.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특별한 형태가 없이 불규칙한 모양을 띤다"며 "보건용 마스크는 필터가 3~4겹으로 되어있어 미세먼지를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성능이 좋은 보건용 마스크라도 비누로 빨고 다시 사용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연구원이 보건용 마스크를 비누로 손세탁한 뒤 재시험한 결과, 미세먼지 차단 능력이 22.8%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보건용 마스크는 개인이 1군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KF94 등급이 아니어도 KF80 등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쓰면 PM2.5까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흡기·심장 질환자 숨 쉬는 데 불편함 느낄 수 있어…개인에게 맞는 것으로 착용해야

연구원은 마스크를 쓰면 호흡할 때 얼마나 답답한지를 나타내는 '안면부 흡기저항' 실험도 공개했다.

이는 마스크를 쓰고 공기를 빨아들였을 때 얼마나 저항이 일어나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 기준에 따르면 KF80 등급은 6.2mmH20 이하 또는 60Pa 이하여야 한다. KF 등급이 올라갈수록 자연스레 안면부 흡기저항도 커져 마스크 착용자가 답답함을 더 느끼게 된다.

마스크를 선택할 때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성능뿐만 아니라 착용 시 느끼는 답답함의 정도 역시 잘 따져야 한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KF80·KF94·KF99 등급 가운데 어떤 제품을 써야 하는 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호흡기·심장 질환자는 숨 쉬는 데 더 불편을 느낄 수 있어 개인에게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