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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콜라보 열풍④] 유통업계 "뭉쳐야 뜬다"…'역발상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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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함과 재미 추구…신상품 출시부터 공간 재탄생까지 다양
'껌·우유·아이스크림 + 의류·신발'등 이업종간 색다른 결합

왼쪽부터 세븐일레븐 'PB요구르트맛젤리', GS25 '스크류바 젤리', '수박바 젤리'. 사진=세븐일레븐, GS리테일

콜라보레이션의 진화 속도가 빠른 곳 중의 하나가 유통업계다. 식품과 의류 등 업종 성격상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캐릭터로 기존 상품의 포장을 바꾸는 것을 넘어 아예 새로운 상품을 제작하거나 공간을 재해석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이업종간 협업 상품도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유통업종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 자체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입소문까지 타게 될 경우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통채널이든 제조업체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며 "협업을 통해 서로의 장점이 합쳐진다면 고객에게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고 SNS 등에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 변신하는 장수제품…새로운 이미지로 소구

다양한 협업 상품중에서 출시된 지 오래된 장수 제품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서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젊은 층들이 쉽게 접근하는 편의점에서 이러한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이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2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협업으로 탄생한 세븐일레븐의 'PB요구르트맛젤리'는 지난해 세븐일레븐 전체 판매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PB요구르트맛젤리는 전통적인 인기 음료인 요구르트 맛을 젤리로 구현한 상품으로 2016년 5월 출시돼 현재까지 2300만개가 팔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요구르트와 젤리라는 서로 다른 먹거리가 만나 파급효과를 불러왔다"며 "맛과 식감이 독창적이고 포장디자인도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GS25가 롯데제과와 함께 지난해 2월 출시한 '유어스 스크류바 젤리' 역시 인기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특유의 꽈배기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다. 스크류바 젤리는 젤리 상품 50여종 가운데 매출 10위 안에 포함된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동원참치라면. 사진=세븐일레븐, 동원참치

세븐일레븐이 동원참치와 손잡고 2016년 3월 내놓은 'PB동원참치라면'도 지난달 기준으로 라면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푸르밀 역시 지난해 농심과 협업해 국민 스낵 바나나킥을 그대로 재현한 '바나나킥 우유'와 '초코 바나나킥 우유'를 선보여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30만개를 넘어섰다.

푸르밀 관계자는 "편의점을 자주 찾는 젊은 세대는 가심비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식품업체들은 이러한 고객 성향에 맞춰 다양한 가공유 제품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종 간 협업…아카시아 치마부터 데미소다 언더웨어까지

이랜드 스파오의 '아카시아 껌' 콜라보레이션 의류. 사진=스파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종 업종간에도 콜라보레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는 식음료 상품의 디자인을 의류 등에 반영한 이색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최근 해태 '아카시아 껌'의 디자인이 적용된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봄을 맞은 감성 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블라우스, 데님치마, 재킷, 프릴 원피스 등 총 5가지 스타일로 출시됐다. 봄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아카시아 꽃송이가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됐다.

앞서 지난 1월 스파오는 서울우유와 협업한 '스파오X서울우유'를 출시한 바 있다. 스파오는 서울우유의 딸기·바나나·초코우유 등 색감을 적용한 '밀키 맨투맨 티셔츠' 등을 제작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 역시 지난해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와 손잡고 '휠라X메로나 협업 컬렉션'을 내놓았다. 이 컬렉션은 복고 디자인의 '코트디럭스' 운동화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특유의 멜론 색상을 입혔다. 신발 안쪽엔 '멜론 프린트'로 포인트를 줬다.

동아오츠카가 보디가드와 협업한 '프레쉬데미'. 사진=동아오츠카

의류뿐 아니라 언더웨어에 색다른 디자인을 담아낸 사례도 있다. 동아오츠카는 언더웨어 브랜드 보디가드와 콜라보레이션 한 '프레쉬데미'를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 프레쉬데미는 데미소다의 시그니처 패키지인 과일을 콘셉트로 레몬·자몽·복숭아 등 3종 컬렉션으로 출시됐다.

조준의 보디가드 마케팅팀 과장은 "자신을 위한 특별한 소비를 추구하는 '가심비'와 친근한 식음료를 패션에 접목하는 이색 트렌드에 맞춰 이번 콜라보 컬렉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일상에 새로운 기분 전환을 선사하는 보디가드와 톡톡 튀는 청량감의 데미소다가 만나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통채널과 업체 간 협업으로 새로운 공간 탄생

현대백화점과 오리온이 협업한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사진=오리온

유통업계 협업은 상품 제작에만 그치지 않는다. 유통채널과 식품업계가 협업해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 경우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오리온과 손잡고 '초코파이 하우스'를 판교점 지하 1층에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빙그레와 손잡고 '옐로우 카페' 개점한 이후 광동제약과 '비타민청춘카페 by 비타500'을 선보인 이후 식품업체와 3번째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현대백화점이 오리온에 제안해 함께 만들어낸 공간이다. 오리온이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랩오(Lab O)'에서 파는 수제 초코파이에서 고급 디저트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주요 타깃인 20~30대 고객들을 겨냥해 SNS에서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시각적 요소와 메뉴 개발에 집중했다.

초코파이 하우스 매장에서는 파티셰들이 개발한 레시피와 엄선된 프리미엄 재료를 활용한 수제 초코파이, 그리고 푸딩·감자칩 등 초코파이를 활용한 이색 디저트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밀크바'를 열고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우유로 만든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교수는 "백화점 업계에서 온라인쇼핑에 매출을 뺏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모아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들이 놀이를 하고 재미를 느끼도록 타 업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매장을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말부터 김밥 브랜드 '리김밥'·프랜차이즈 음료 브랜드 '공차'와 공동 입점한 청담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에는 발뮤다 토스트기, 인덕션 등 조리시설을 갖춘 'e쿡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스타필드코엑스몰 2호점과 삼청로에 바르다 김선생, 오가다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키고 타 브랜드와의 공동 입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 교수는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백화점이 정기 세일을 하는 등 기존의 노력 정도로는 유통업체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타 업종 간 결합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협업이 나타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식품업체 박물관과 공장을 방문하는 것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했듯이 우리나라도 백화점 내 초콜릿 박물관이 입점하는 등 새로운 결합이 탄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