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로 산재한 의과대학과 달리 로스쿨 출신의 역량이 크게 차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계는 최소 10년에 걸친 수련 과정을 거쳐 의사를 배출하는 시스템이 원인일 것이라고 본다. 오랜 기간 수련을 거치므로 전국 어느 대학을 나오더라도 수준이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조경환 고려대 의대 교수(가정의학)는 “의대생들은 때로는 밤을 꼬박 새우며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실력을 쌓는다”면서 “환자를 돌보는 기본적인 태도는 물론 약물처방, 주사, 관을 체내에 넣어 심장에 접근시키는 술기 등에 대해서도 3, 4년간 계속 가르쳐준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저조한 대학을 가리켜 ‘강제동원’(강원대·제주대·동아대·원광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역량을 갖추지 못한 로스쿨이 너무 많은 인원을 입학시켜서 제대로 관리를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본 메이지대학 로스쿨이 입학정원을 120명에서 40명으로 줄인 것처럼 우리도 과감하게 인원을 줄이거나 인가를 반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학교 간 연합 형태로 강의를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이를테면 동부서울을 한 권역으로 묶어 고려대는 민법, 서울시립대는 세법, 건국대는 상법을 주로 가르치는 특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