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조기에 핵 폐기 작업에 착수하라고 북한에 요구하고, 미국은 북한의 핵 폐기가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제재 해제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WSJ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미 양측이 초기 단계에서 한꺼번에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빅뱅 접근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소개했다.
`엄지 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에 양보했다는 비판을 일축하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실용주의적 접근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그들이 비핵화(세계를 위해 매우 훌륭한 일)와 핵실험장 폐쇄, 실험 중단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의 ‘투데이 쇼’ 내용을 지적하면서 “가짜뉴스 NBC의 졸린 눈을 한 척 토드가 우리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너무 많은 걸 포기했고, 북한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방금 말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성명에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주장해 진위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김 위원장을 면담했을 때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받아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아 있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어쩌면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다”면서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