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인 맥그린치 신부는 1951년 신부 서품을 받은 뒤 1954년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사로 제주에 왔다. 당시 제주는 한국전쟁과 4·3 사건을 겪으며 물질적으로 빈곤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한 상태였다.
지난 2월 18일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성이시돌 호스피스 병원 후원 및 임피제 신부 평전 발간 기념식’에 참석한 맥그린치 신부. 제주도 제공 |
맥그린치 신부는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병원과 경로당, 요양원, 유치원, 노인대학 등 복지시설을 운영했다. 제주 최초의 지역신용협동조합과 가축은행도 연이어 기획했다.
목장은 형편이 어렵던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사단법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각종 사회복지사업을 이끌며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공헌했다.
1970년 개원한 성이시돌 복지의원은 오갈 곳 없는 어르신과 말기 암 환자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14년 ‘자랑스러운 제주인’으로 선정된데 이어 2015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상을 받았다. 모국인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9일 심근경색과 심부전증 등 허혈성 심질환으로 제주한라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빈소는 천주교제주교구한림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성이시돌목장 내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봉헌한다. 장지는 성이시돌목장 내 이시돌글라라수녀원묘지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