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무부가 전국 25개 로스쿨의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을 공개한 가운데 지방 로스쿨을 중심으로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지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력을 가진 법조인 양성이란 로스쿨 취지를 감안할 때 변시 합격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 운운하는 건 너무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2∼2018년 변시 누적 합격률이 높은 로스쿨들은 대학교를 막 졸업한 젊은 학생들을 뽑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일보가 국회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로스쿨 신입생 중 31세 이하가 가장 많은 로스쿨은 고려대로 126명(특별전형 합격자 등 포함) 전원을 31세 이하로 채웠다. 성균관대(97.6%)와 서울대(97.4%)도 31세 이하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지방대 로스쿨에서는 서울 소재 로스쿨이 변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낮은 연령대 학생까지 휩쓸어간다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 로스쿨들이 출신 학부뿐만 아니라 나이까지 비중 있게 고려해 뽑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한 국립대 로스쿨 C교수는 “서울 소재 로스쿨이 다양한 법조인 양성에 목적을 두지 않고 변시 합격 확률이 높을 것 같은 학생만 쓸어가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단지 낮은 변시 합격률을 이유로 지방대 로스쿨 구조조정 운운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학 분야 연구소에 약 3년간 재직하다 지방 사립대 로스쿨에 진학한 D(35)씨도 “합격률이 공개되고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교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