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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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삼일대로 일대 역사거리로 만든다

市, 3·1운동 발상지 시민공간으로 되살려
서울시가 3·1운동의 발상지인 종로 삼일대로 일대(안국역∼탑골공원)를 역사적 상징거리로 조성한다. 3·1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들을 새롭게 꾸며 3·1운동의 정신을 되살린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삼일대로 일대 시민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삼일대로는 안국역부터 한남고가차도까지 이어지는 왕복 6∼8차선 도로로,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탑골공원과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태화관 등 3·1운동 준비와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역사적 장소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시는 이 구간의 핵심거점 7곳을 연결해 ‘3·1시민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방침이다. 오는 7월 착공에 들어가며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 3월1일 준공이 목표다.

우선 안국역 5번 출구 앞바닥에는 당시 긴박했던 3·1운동 전개 과정을 시간 순으로 구성한 타임라인 바닥판이 설치된다. 안국역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지하철역 최초로 독립운동 테마역사로 꾸며지기도 했다.

2만1000여장의 독립선언문이 배부됐던 곳인 수운회관 앞은 담장을 허물어 계단쉼터를 만들고, 독립선언문 제작과 보관, 배부에 얽힌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인근 천도교 중앙대교당도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높은 담장을 허문다. 이곳은 3·1운동 전날 독립선언문을 숨겨 뒀던 곳으로, 대교당을 짓기 위해 모금했던 돈을 독립운동자금으로 써 원래 계획보다 더 작게 건립됐다. 3·1운동 이후 다양한 민족운동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설립한 항일독립운동·민족계몽운동의 중심지였던 서북학회 터(현 건국주차장)에는 벤치가 있는 작은 쉼터를 조성하고, 1919년 당시 삼일대로 일대 도시모형을 설치해 옛 도시풍경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 3·1운동의 진원지이지만 현재 주차장이 차지하고 있던 태화관 터에는 한쪽에 민족대표 33인을 기억하기 위한 ‘독립선언 33인 광장’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탑골공원 후문 광장 바닥에는 3·1운동 만세물결을 상징하는 발자국 모양을 표현하고, 낙원상가 5층 옥상은 삼일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 조성한다.

시는 7대 거점을 거대한 상징물 위주로 꾸미지 않고, 벤치 등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시 예산과 시민들이 기부한 기금을 공간 조성에 투입하며, 기부한 시민들의 이름을 보도블록과 벤치 등에 새겨 3·1운동 100주년을 시민과 함께 축하한다는 방침이다. 각 거점 사이를 불편 없이 걸을 수 있도록 보행환경 개선도 이뤄진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