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7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혹자는 3선을 안 해도 재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는데.
“여의도 시계는 시민들의 시계와 다른 모양이죠. 시민들의 삶에는 임기가 없다. 서울시장 2번 한 것과 3번 한 것은 저에게 있어서 차이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시민들에겐 다를 수 있다. 시민 중심에 놓고 판단해 결정했다.”
―박 시장의 집권 전의 서울과 10년 이후 서울은 무엇이 다른가
“(전광판을 가리키며) 이런 변화들이다. 흔히 저한테 많은 정치인들이 ‘뭔가 집중해서 큰 거 한방해서 각인시키고 대선으로 가라’고 얘기하는데, 여기 보면 이 많은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낸 것들을 시민들은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
―시민 입장에도 무엇인가 바뀐 걸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게 정치인이 보는 것과 시민이 보는 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 입장에서 보면 큰 외관상 물리적인 변화를 보는데 시민들은 내 삶을 바꿔주는 구체적인 변화를 원한다. 지우고 새로 쓰는 도시가 아니라 고쳐서 다시 쓰는 재생도시로 가야 한다. 전면 철거 대신에 도시재생 시대로 바뀐 것이다. 그게 세계적 추세다.”
“선거라는 건 늘 알 수 없어서 결선투표를 결정했을 때는 잘못되면 결선으로 갈 가능성 있고, 결선에 대한 우려가 없진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신뢰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들은 ‘박 시장이 뭐했냐’고 묻는데. 시민들은 그 변화를, 삶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거다.”
―드루킹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시민들이 그런 사건 하나로 이 중요한 1000만 도시의 운명을 쥐고 있는 리더인 시장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보진 않는다. 어쨌든 자연스러운 여론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고, 모든 진실이 결국 드러나고 말 것이다. 경찰이 압수 수색하고 수사하는 상황이지 않나. 결과에 따라서 책임질 사람 지는데, 수사 중인 사건을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시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다.”
―‘임기 도중 사퇴는 없다’고 말씀하셔서 대선 불출마 해석까지 나왔다.
“지금 막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사람한테 임기를 언제까지 할거냐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머릿속엔 서울시장을 정말 잘 수행해서 시민들의 더 나은 삶과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만드는 것만 있다.”
“서로 우리가 경쟁해야 할 대상인가? 한 번 만나서 얘기를 좀 하자. 그래서 만난 것이다. 편지가 아니고 이메일이다. 백두대간 등산 중이어서 길게 쓸 상황이 아니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소감을 묻는다면
“국민 누구나 가슴에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그런 장면이었다고 확신한다. 물론 지난 민주정부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두 번의 6·15선언과 10·4 선언이 있었지만 근 10년간 단절됐던 변화의 시계추가 다시 돌게 된 것이다.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어서 남북관계가 과거 정전 체제에서 평화 체제와 통일 기반을 확고히 쌓는 시기로 이행될 거라고 확신한다.”
―야당에서는 북핵 폐기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담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분명히 핵의 폐기라는 합의도 있었고, 곧 있을 북미회담에 전주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인 태도는 불가역적인 핵폐기라는 것을 충분히 예고하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준비를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가.
“흔히 서울시장을 외교, 국방 빼고는 다 있다는데 굉장히 틀린 말이다. 서울시도 외교가 있고 국방이 있다. 공공외교라고 하는 그런 측면에서는 서울시가 굉장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다. 서울시는 이미 북한과의 관계에서 10대 방안을 제시했다. 그것을 잘 이행하면 된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쉬운 일은 스포츠, 예술 교류다. 안 그래도 지난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특사로 왔을 때 서울시가 갖고 있는 교류방안을 제시했다. 어제 뉴스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농구에 더 관심 있다고 하는데,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전국체전 등 같이 할 수 있는게 많다.”
―선대위 구성은 언제쯤 할 예정인가.
“법정 후보 등록이 24일로 그때 하는 게 맞는데 여러 가지 판단해서 하려고 생각 중이다. 무엇보다 민생을 잘 챙기고 시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야당에서 서울시의 부동산과 교통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해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시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서울로7017은 비용 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다.
“비용이 안 들어가는 사업이 있나. 새로 건설하는 것도 아닌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김문수,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걸 제가 어떻게 판단하겠나. (단일화는) 상대가 있는 문제라서 상대방에 달려있다.”
“리더로서 중요한 것은 만사에 열심히 고민하고 대책을 만들어서 시민들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서울을 위대한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그걸 리더십이라고 평가한다. (시민들은) 할 수 있는 일을 박 시장이 게을리하고 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자료 꾸러미를 보여주며) 대기질 미세먼지 자료인데 2018년 2월로 3권째다.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했다. 미세먼지 내가 다 해결하겠다는 사람은 지지도가 떨어질 거라고 본다.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그래서 TV토론 때 그 얘기를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우리가 쉽게 대공항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고백으로부터 시작하니까 국민들이 동의하고 진정성에 감동했다. 미세먼지를 다 해결하겠다고 하면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잃는 행위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에도 심야에 댓글로 업무지시를 하는가
“요새는 잘 안 한다. 가끔 내가 또 하면 ‘시장님 전에 어떤 부서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제 시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비전과 방향을 대체로 이해한다. 이것도 3선을 해야 하는 이유다. 누군가가 새롭게 시장이 되면 사실은 4년 안에 뭔가 이룩하는 게 쉽지 않다. 시행착오 없이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고 싶으신 말이 있나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가족이 다 와서 병간호를 할 필요가 없는 환자 안심병원 872병상을 대한민국 최초로 만들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4664명, 여성안심택배함 190개소, 장애인 콜택시 487대, 마을변호사 795명, 아이들 화장실 796개소 개선, 소형주택 공급 3만호, 국공립어린이집 1691개소, 1257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이것은 세계적인 모델이다.”
김달중·최형창 기자 dal@segye.com
●박원순 민주 서울시장 후보는
△경남 창녕(1956년) △경기고 △단국대 사학과 △사법고시(22회) △대구지검 검사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제35·36대 서울시장
△경남 창녕(1956년) △경기고 △단국대 사학과 △사법고시(22회) △대구지검 검사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제35·36대 서울시장